삼성산, 관악산 둘레길을 걸으며 야외 예술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몇 년 전에 다녀온 안양 예술공원을 소개합니다. 현재 벚꽃철을 맞이하여 더없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양 예술공원으로 가는 방법은 안양역 1번 출구에서 ※꼭 안양 예술공원 방면※이라고 적힌 2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됩니다.
김중업 건축 박물관
2번 버스 종점에서 내리면 근처에 김중업 건축 박물관이 있어요. 김중업 님은 한국 건축계의 거장으로 이 장소는 김중업 님이 설계한 공장 부지를 리모델링해서 재탄생시킨 곳입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현재 코로나로 인해 잠시 문을 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중업 님이 설계한 건축물은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첫 사진인 제주대학교 본관은 비행기 혹은 유람선을 닮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꿈과 이상을 심어주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닷가에 위치한 지형적인 조건 때문에 부식이 일어나 구조적인 문제를 발생시켜 1996년에 철거되고 맙니다. 실제로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쉽네요.
부지 내에는 보물 제4호로 지정된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고려시대 삼층석탑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4차에 걸친 발굴조사로 안양安養이란 지명의 유래가 된 고려시대 안양사安養寺 명문 기와가 출토되면서 안양의 역사와 김중업 님의 건축물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부지를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입니다.
김중업 건축 박물관을 빠져나와 (지금은 벚꽃이 피어있을) 삼성천을 따라 올라가면 안양파빌리온이 나옵니다.
안양파빌리온
쇄락한 안양유원지의 재탄생을 위해 APAP(Anyang Public Art Project)를 통해 건축물, 야외조각품을 설치해 안양 예술공원을 조성하게 됩니다. 제가 안양 예술공원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 공간은 공공예술 도서관이자, 휴식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참여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하기도 합니다. 예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카메라 셔터를 계속해서 누르게 될 거예요. ^^
본격적으로 안양 예술공원을 둘러보기에 앞서 인터넷에서 찾은 안양 예술공원 안내지도를 참고해 주세요. 이미지가 작아서 자세하게 보이지 않지만 제가 둘러본 곳이 두 번째 코스와 비슷합니다. 작년에는 도슨트 안내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올해는 소식이 없네요. 만약에 있다면 도슨트 투어 신청을 추천합니다. 저 같은 길치는 혼자 다니기에 무리가 있더라고요. 이후의 정보는 http://www.apap.or.kr에서 확인하세요.
안양예술공원
삼성천 위로 전구의 그림자가 점자를 이루는 이 작품은 천국은 불타고 있다 입니다. 낮동안 저장된 빛이 어두워지면서 빛을 밝히는데, 빛으로 쓴 점자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점자를 읽을 수 없고,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빛을 볼 수 없는 역설적인 상황을 연출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양면성과 모순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태국 관광객들에게 굉장히 인기 있는 곳으로 주차장과 야외공연장을 잇는 산책로를 포함한 복합 시설물인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입니다. 튜브 형태의 통로가 제가 예전에 다녀온 세컨드 홈 파빌리온과 비교한다면 파란색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는 점을 빼고 느낌이 비슷합니다.
시각적으로 굉장히 신경을 쓴 노력이 보이지만 과연 이 공간이 제대로 활용이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겨울이 되어도 지지 않는 아름다운 돌꽃 입니다.
기존의 나무를 대나무로 돔 형태로 둘러싸고 있는 안양사원 입니다. 건축가인 에코 프라워토의 작품에 종종 나타나는 형태인데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내부로 들어와 하늘을 바라보면 대나무가 온전히 나를 보호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산 정상에 위치한 나선형 길이 감싸며 올라가는 전망대 입니다.
삼성산 주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투명한 색색깔의 셀로판지를 덧대어 만든 듯한 리.볼.버 입니다. 이 부지 아래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건설하여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사용했던 모래 운동장이 있습니다. 현장 답사를 하던 허만 마이어 노이슈타트 작가는 리볼버 권총을 추상화하여 텅 빈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전쟁의 역사를 가진 부지에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과거와 현재를 간직하려고 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수많은 음료 박스를 재활용해 만든 안양상자집 입니다. 다섯 가지 색상의 플라스틱 상자를 이용해 만든 현대적 불탑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품 내부로 들어서면 상자를 투과한 빛이 마치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겉은 불탑이라 명명하고 있지만 내부는 성당의 느낌을 주는 것이 종교의 화합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네요.
숲의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이 도자기 작품들은 정령의 숲 입니다. 흙과 유약, 불로 만드는 도자기가 자연과 합일을 이루는 최상의 재료라고 간주한 작가는 삼성산의 신령한 기운과 어우러지는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빛이 들지 않는 날에는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노력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기와지붕이 파묻힌 모습의 용의 꼬리 입니다. 작가는 삼성산을 하나의 용으로 삼고, 기와로 용의 꼬리는 만들어 끊긴 능선을 이어주고자 했습니다.
무대처럼 한 단위에 위치한 잔디밭, 잔디 휴가 중 입니다. 안양 예술공원에 피크닉을 즐길 만한 잔디가 거의 없다는 것 을 발견하고 안양 종합운동장의 잔디를 비행기 모양으로 오려내 이 곳으로 가져와 만든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 위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훼손시키지 않고 사진 찍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여느 등산길과 다름없는 길을 걷기도 하고.
미끄럼틀 같은 모습의 노래하는 벤치 입니다. 높낮이를 달리해 시각적으로 음악을 표현했네요.
거울 기둥을 세워 만든 거울 미로 입니다. 기둥을 따라 미로의 안으로 들어가면 주변은 보이지 않고 나의 모습만 거울에 비쳐 보이는데 온전히 나를 관찰(외면, 내면)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인 동시에 자신이 아닌, 뭐 그런 것? -_-
전망이 매우 좋아 보이던 파스쿠찌. 하지만 저는 쿠 커피(COO COFFEE)에서 브루드 커피를 한잔 했어요. ^^ 꼭 야외에 앉아서 풍경을 즐겨주세요.
삼성천을 따라, 왔던 길을 되돌아 버스 종점으로 향합니다.
봄꽃은 야속한 우리의 마음도 모르고 올해 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죠. 모두 힘들고 지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힘내서 견뎌봐요. 저도 올해 2월 말 아몬드 꽃구경을 끝으로 한 달 넘게 아무 데도 안 가고 있답니다. 포스팅할 내용이 점점 없어져서 블로그 운영도 걱정되지만 모두의 건강과 안전이 더 걱정됩니다. 다들 힘내세요! 코로나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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