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의 곰배를 위한 곰배에 의한 모뉴먼트 밸리 여행은 난생처음으로 그룹 투어를 하게 되었어요. 모뉴먼트 밸리는 자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지만, 비포장 도로인 데다 꽤나 울퉁불퉁하다고 하여 투어 신청을 하게 된 거예요. 투어 업체는 여러 개가 있는데 마침 저희가 묵었던 굴딩스 랏지에 가이드 투어가 있다고 해서 거기로 선택했어요. 고르는 거 귀찮았는데 너무 잘됐지 뭐예요. ㅋㅋㅋ
<남자들의 로망 미국 서부 모뉴먼트 밸리 Monument Valley 여행>
굴딩스 랏지의 가이드 투어는 총 다섯 종류인데, 저희 기준, 시간이 가장 잘 맞는 3시간 30분짜리 디럭스 투어 Deluxe Tour를 선택했어요. 지도의 붉은 선을 따라 이동합니다.
굴딩스 랏지에 모두 모여서 이렇게 생긴 투어 버스를 타고 이동해요.
모뉴먼트 밸리는 나바호 자치국에 속한 곳이라 미국 국립공원 연간권을 사용할 수 없어요. (한 나라 안에 또 다른 자치국이 있는 게 참 신기하죠.) 일인당 $8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굴딩스 투어는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영상을 찍기 위해 고프로를 챙겨 왔지만 막대기를 안 챙겨 온 곰배님. 이번 여행 준비가 급하긴 급했구나. -_-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이렇게 찍었는데 풍경이 다이내믹하지 않아 영상 편집도 아예 안 했음요. 열일한 고프로 미안.
투어 차량이 오픈되어 있다 보니 먼지가 그대로 얼굴을 때렸어요. 그래서 지금은 다들 쓰지도 않는 마스크를 항상 착용했습니다. 먼지 마시기 싫다면 마스크는 꼭 챙겨 가세요. 모뉴먼트 밸리에서 맨 처음으로 정차한 곳은 벙어리장갑들이 있는 곳. (West Mitten and East Mitten) 거대한 돌덩이들이 귀여워 보일 수도 있군요.
일출, 일몰로 유명한 더 뷰 호텔입니다. 우리도 멋진 일출 봤다, 뭐, 흥!
다음은 세 자매 Three Sisters로 왔어요.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존 포드 포인트. John Ford Point.
여기는 마치 화성에 온 듯한 느낌이었어요. (경기도 화성 아님 주의.) 실제로도 서부영화의 대표적인 촬영지였다고 해요.
곰배님이 반대편에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좋다고 자리를 잡아봅니다.
난 다 찍었으니 이만 가겠소 했더니 반대편에서 곰배님이 팔을 휘두릅니다. 담 왔어? 어쩌라고? 그런데 곰배님 옆에 한 아저씨도 팔을 휘두릅니다. 요즘 유행인가?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사진 오른쪽 아이들의 아빠였는데, 사진을 찍어줄 테니 절벽 끝까지 가라는 신호였대요. 곰배님도 마찬가지고요. ㅋㅋㅋ 하지만 신호 전달이 잘 안 되어서 모두 헤맸던 거죠. 그러면서 둘이 애들이란~ 뭐 어쩌고 저쩌고 그랬다나 뭐랬다나. 뭐야? 나 애 취급한 거야? -_-
슬금슬금 끝으로 걸어갔어요. 여기가 맞습니까?
예~ 여기가 맞구나!
그나저나 무서운데? 여하튼 여기서 사진도 제일 많이 찍고, 시간도 제일 많이 보냈던 것 같아요.
계속 이동합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자차를 끌고 왔으면 창문을 닫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럼 마스크도 필요 없을 테고. 험;;; 그래도 3시간 넘게 편하게 구경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ㅜ.ㅜ
이건 용바위.
이 투어가 좋았던 또 다른 장점은 자차로는 들어갈 수 없는 장소를 데리고 간다는 점이었어요. 자차로 이동할 수 있는 17마일 시닉 드라이브 이외의 장소인 미스터리 밸리 Mystery Valley나 헌츠 메사 Hunts Mesa는 가이드를 동행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요.
<또 다른 17마일 드라이브>
거대한 장벽에 동그랗게 구멍이 뚫린 Big Hogan. 호건은 미국 원주민들이 살던 집인데, 여기가 호건과 비슷하게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가 봐요.
이 구멍을 중심으로 잘~~~ 보면 독수리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전 아무리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_- 누워서 보면 더 잘 보인다 해서 누워 보기도 했지만 실패. 최고의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볼 수 있는 전설의 독수리인가. 그냥 그늘이라 시원해서 좋았음. 단순.
곳곳에 이런 물웅덩이가 있었지만 전문 가이드와 함께라면 걱정 없지요. ㅎㅎㅎ 알아서 다 피해 갑니다.
이름이 너무 멋진 Ear of the Wind.
바람의 소리가 들리나요?
수탉 바위. 다른 이름들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정도 수준인데, 얘는 인정. 그런데 머리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순간 호러가 되어버렸네.
투어가 끝나는 시점부터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모래도 많이 날리면서 주변 공기가 탁해지기 시작했어요. 청명한 하늘과 붉은 사암 절벽의 색조합을 기대했지만 그 순간을 포착하진 못했습니다. 이걸, 또 가야 하나?
가이드 투어로 모뉴먼트 밸리를 돌아본 소감.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돼서 편했고, 유명한 포인트는 알아서 정차하고, 사진 찍을 시간도 넉넉하게 줘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다른 여행지에도 가이드 투어가 있다면 적극 수용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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