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4일 기준.
이 날의 마지막 코스는 사우스 레이크 South Lake입니다. 노스 레이크, 레이크 사브리나, 사우스 레이크를 통틀어 비숍 크릭 캐니언이라고 부르는데, 그중 고도가 제일 높은 곳이에요. 사우스 레이크는 가는 길이 너무 멋있답니다. 길도 최근에 새로 깔았는지, 너무 좋았어요. 여기도 가는 도중 풍경이 멋진 곳이 있으면 차를 세우고 구경했어요. 아래 사진도 그런 곳 중 하나인데, 정확한 주소는 없어요. 비숍 크릭 랏지 Bishop Creek Lodge를 지나자마자 도로 왼편인데, 좌표 37.229758, -118.566596를 찍으세요. 뷰포인트 치고는 주차장도 제대로 있지 않아 그냥 지나치기 쉬워요. 저희도 사람이 없었다면 그냥 갔을 수도 있어요.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작은 폭포가 있어요. 이게 바로 저희가 여기에 멈춘 이유랍니다. 저희 뒤로 차가 한 대 급하게 서더니 삼각대를 꺼내고, 대포 카메라를 주섬 주섬 설치하네요. 확실이 다른 사람들 눈에도 멋진 풍경인가 봅니다. ^-^ 아스펜 나뭇잎이 모두 초록 초록해서 아쉬웠어요. 고도가 높아서 단풍은 이미 늦었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님. -_- 단풍은 정말 까다로운 놈이에요. 단풍이 절정일 때 찍은 다른 분 블로그에서 본 이곳의 풍경은 정말 황홀하더라고요.
새로운 카메라를 구매한 이후로 기존에 갖고 있던 줌 카메라는 곰배님 담당이 되었는데, 그 카메라가 뷰파인더가 없어요. ㅋ 그래서 줌렌즈를 달았을 때 사진 찍기 정말 힘들답니다. 감으로 곰배님이 찍은 폭포 사진. 정말 잘 나와서 깜놀! 이제 사진은 그대가 찍으시요. ㅋㅋㅋ 그냥 작은 폭포인 줄 알았는데, 고드름이 잔뜩 달려있었네요.
황금빛 들판 같은 게 보이길래 또 차를 세웠어요. 도로 오른편에 있던 Weir Lake입니다.
원래 목적지는 아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사우스 레이크의 모습을 조금 맛보았습니다.
여기도 단풍은 없어요. 하지만 사우스 레이크를 찾는 사람들은 단풍보다 다른 목적이 있습니다.
원래 목적지로 다시 차를 돌립니다.
바로 비숍 패스 트레일 Bishop Pass Trail이라는 길을 따라 등산을 하는 것이지요. 이곳의 고도가 9,868피트나 되기 때문에 고산증이 나타날 수도 있어 조금 걷다가 돌아올 생각이었습니다.
길을 잘 몰라서 앞서 걸어가던 사람들을 따라갔는데, 이분들... 식빵 봉지를 하나 들고 가길래 뭐지? 했더니 정말 식사하러 가더라고요. 뭔 말인가 하면,
무시무시한 언덕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 길이 아닌, 바로 옆 샛길로 빠져,
걷다 보면, 사우스 레이크가 짠하고 나타납니다. 돌 위에 자리 잡고 식빵 뜯으시더라고요. ㅎ
덕분에 저희는 트레일 대신 사우스 레이크를 가까이에서 즐겼습니다. 지독한 가뭄으로 사우스 레이크의 수위도 많이 낮아졌네요.
아스펜이 아닌 침엽수들이 호수 주변에 잔뜩 자라고 있어요. 이 모습은 요세미티에서 보았던 하프돔과 비슷하네요.
해가 낮아질 때라 제 이마에 정통으로 빛이 내리 꽂혔지만, 풍경도 좋고, 바람도 좋아서 저희도 바위에 앉아 간식을 까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단풍이 없어도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산에서 내려와 비숍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사우스 레이크의 비숍 패스 트레일을 따라 걷다 보면 여러 개의 자연 호수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워낙 어려운 코스의 트레일이라서 처음 만나는 롱 레이크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더라도 4마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비숍 패스 트레일의 끝은 스페인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캐나다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과 함께 세계 3대 트레일로 불리는 223마일의 존 뮤어 트레일(JMT 처음엔 존맛탱인 줄. ㅋ)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를 갈 만큼의 산악인은 아니기 때문에 존 뮤어 트레일은 차치하고, 다음에 오게 된다면 비숍 패스 트레일은 제대로 걸어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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