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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evada

라스베가스의 겨울 왕국 마운트 찰스턴 Mount Charle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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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스트립 구경에 지친 자들이여, 라스베가스 근교로 눈을 돌리는 자들이여, 그게 바로 나야! 흠흠;; 오늘은 추수감사절 라스베가스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마운트 찰스턴 Mount Charleston을 소개합니다.


<사막에서 설산을 구경하다, 라스베가스 찰스턴 산 Mount Charleston>

찰스턴 산은 라스베가스 스트립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일 년 중 절반 이상이 눈에 덮여 있는 산꼭대기를 볼 수 있어요. 더운 라스베가스 스트립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선선한 날씨를 갖추고 있어서 마치 엘에이의 빅베어 레이크를 연상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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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기후인 라스베가스에서 눈을 볼 수 있다니 상상이나 하셨나요? 사실, 저는 눈을 기대하고 간 건 아닙니다. 11월 말이었는데, 산에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_- 눈 온단 예보는 보지 못했는데. 

주소 6-34 Kyle Canyon Rd, Mt Charleston, NV 89124

마운트 찰스턴에는 20여개의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저희가 선택한 것은 가장 인기 있는 메리 제인 폭포 트레일 Mary Jane Falls Trailhead입니다. (중간에서 어려움 레벨 정도) 메리 제인 폭포를 지나 빅 폴스 Big Falls까지 갈 수 있는데, 눈은 이렇게나 쌓여있고, 아이젠과 등산 스틱도 없는 우리는 그곳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가 주차장이어야 하는데 사진에서 보듯 눈 때문에 겨울에는 주차장을 닫는다고 합니다. 대신 메리 제인 빅 폴스 로드 Mary Jane Big Falls Rd와 에코 로드 Echo Rd가 만나는 지점에 주차장이 있으니 그곳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트레일 길이가 더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겨울엔 이것 말곤 방법이 없습니다.)

스키? 0-0 눈썰매도 아니고 스키? 

마운트 찰스턴은 크게 리 캐니언 Lee Canyon과 카일 캐니언 Kyle Canyon으로 나뉩니다. 올드 밀 Old Mill Picnic Area과 폭스테일 Foxtail Picnic Area은 주차요금을 받는 곳이지만 겨울철 눈놀이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카일 캐니언 끝자락에 위치한 마운트 찰스턴 랏지 Mount Charleston Lodge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럼 트레일을 시작합니다. 이미 이곳은 7,700피트 (2,346미터)입니다.  

눈이 쌓여있지만 초반에는 굉장히 평평한 길이 이어집니다. 곳곳에 헐벗은 아스펜 나무들이 많았는데, 가을에 여기 오면 단풍이 정말 멋있을 것 같더라고요. 

비교적 쉬운 길이 끝나면 이런 표지판이 나오는데, 오른쪽 길로 계속 진행하면 됩니다. 아! 여기서부터 고생길이 시작될 거예요. 

 

 

총 9개의 스위치백 Switchback 구간을 통해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이 길은 굉장히 좁고 옆으로는 절벽이 있어서 무섭습니다. 게다가 눈까지 쌓여서 미끄러우니 한눈팔면 바로 저승행입니다. 덜덜. 그리고 갑자기 높아지기 때문에 고산병 증세도 나타날 수 있어요. 

초반에는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올라갔지만 나중에는 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ㅇ...-_-

스위치백 구간이 끝나면 메리 제인 폭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이젠 없이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어요. 쫄보 두 명이 여기까지 온 것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쉽지만 목표지점까지는 가지 못하고 하산하기로 했어요. 

내려가는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엉덩이로 내려가려고요. 바로 앞이 낭떠러지라 가속도가 붙으면 바로 바이 바이. 손을 브레이크 삼아 내려왔어요. 곰배님은 내가 그렇게~~~~ 장갑 끼라고 했는데, 말 안 듣더니 손바닥 까졌지 뭐예요. 마누라 말 좀 들으면 하늘이 무너지나? -_-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니 초입에서 트레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저희에게 자꾸 물어봅니다. 메리 제인 폭포까지 갔다 왔니? 아니, 너무 위험해서 못 갔어. 과연 그들은 메리 제인 폭포까지 갔을 것인가? 아! 폭포는 계속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눈이 녹는 봄과 초여름에만 볼 수 있대요. 봄에는 눈도 녹으니 이것보단 쉽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으로 경험해 본 눈 쌓인 겨울 산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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