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적으로 지친 요즘 같은 때에 여유로움을 즐기고, 힐링하기에 딱 좋은 장소가 있다고 해서 잠깐 바람을 느끼고 왔어요.
<산속 호수에서 쉬어가세요, 레이크 애로우헤드 LAKE ARROWHEAD>
애로우헤드는 미국 생수 브랜드로 매우 익숙한 이름입니다. 물론 여기서 생수를 만드는 건 아니고, 호수의 모양이 화살촉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화살촉처럼 안 보이는데. -_-;; 어쨌든 지도에서 찾아보니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잠깐 갔다 오기 좋은 장소인 것 같아서 다녀왔어요. 애로우헤드 호수는 샌 버나디노 국유림에 속해 있어요. 일단 산길을 운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서 방문을 망설이긴 했는데, 무려 왕복 4차선에 가드레일도 설치되어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 위험하진 않았어요. 물론 애로우헤드 호수에 가까워질수록 왕복 2차선으로 바뀌긴 하지만요. ㅜ.ㅜ
아;; 이렇게 보니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쫄보 운전자 곰배씨는 정말 극한의 도로를 운전한 적이 있거든요. 저 역시도 그것보다 위험한 도로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 정도는 괜찮다고 얘기하네요.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를 곳으로 안내하는 또 다른 산길 도로는 여기서 확인.
산길을 달리다 보면 중간에 잠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요. 멀미도 가라앉힐 겸 한 번쯤은 차를 세우고 전경을 구경해 보세요.
드디어 애로우헤드 호수에 도착했어요. 주차장이 곳곳에 있는데, 넉넉한 편은 아니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방문하는 차는 점점 많아지니 되도록 오전 일찍 방문하세요.
다녀오고 보니 저 위에서 사진을 찍지 않았네요.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니지만 저곳에 올라가면 애로우헤드 호수의 전경과 건물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을까요? 만약에 애로우헤드 호수를 갈 계획이라면 저 위에서 꼭 사진 찍으세요. 두 번 찍으세요. 계속 찍으세요. ㅜ.ㅜ ㅎ
알프스 산장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들과 호수가 있어서 남캘리포니아의 알프스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저는 알프스를 가보지 못해서 비교는 생략. ^^;;
건물 사이를 걷다 보니 호수가 슬쩍 보이네요. 본격적으로 호수 구경하러 내려갔어요.
파도까지 치는 게 호수가 아니라 바다 같지요?
나무 사이에 촘촘히 지어져 있는 집들이 보이시나요? 사실 애로우헤드 호수는 사유지에 해당되는 구역이 대부분이라 레이크 애로우헤드 빌리지를 제외하고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지도에 트레일이 있길래 찾아봤더니 비밀번호가 달린 철문이 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어요. 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트 투어를 하는 것뿐입니다.
보트 투어 선착장 주변으로 엄청 많은 새들이 모여 있고, 관광객들이 먹이를 던져주고 있어요. 얘네들, 이래서 사냥은 할까요?
이런 보트를 타고 한 시간 정도 호수 주변을 돈다고 합니다. 저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보트 투어는 하지 않았어요.
점심시간이 되어서 애로우헤드 호수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벨지안 와플 하우스로 갔어요. 이 곳 식당들은 아웃 도어 다이닝이 가능해서 밖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히터가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날씨도 너무 춥고, 개인적으로 식당이나 카페에서 먹을 때 바이러스가 가장 잘 옮을 것 같아서 포장해서 차 안에서 먹기로 했어요.
기본 와플과 햄버거를 시켰어요. 사실, 와플은 한국에서 학교 앞이나 시장에서 파는 생크림과 잼 슥슥 발라주는 와플이 제일 맛있어요. 결론은 저 와플은 별로였단 얘기죠. ㅎ 햄버거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어요. 살짝 추천. ^^
단풍도 없고, 눈도 없는 계절에 다녀와서 감흥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몇 달만에 동네를 벗어난 외출이어서 매우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어요. 위에 얘기했듯이 레이크 애로우헤드 빌리지를 제외하곤 갈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한두 시간만 투자해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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