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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Orange County

캘리포니아 라일락 White Coast Ceanothus이 한창인 시튼 피크 Sitton Peak (via Bear Canyon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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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굿 프라이데이(라고 쓰고 굿 프라이드 데이라고 읽는다. 맛있는 튀김을 먹는 날이다. 겠냐고?! -_-;;) 연휴에 가고 싶어서 찜해두었던 곳으로 등산을 가기로 했어요. 대략 9.5 마일인데, 5시간 넘게 걸린다고 해서 도시락도 싸갔어요.


<남캘리포니아 Cleveland National Forest 시튼 픽 Sitton Peak 등산 후기>

주차는 이곳에 하면 되는데, 주차하기 전에 주차권을 끊어야 해요. 길 건너편에 있는 Candy Store에서 일일 주차권 ($3)을 구매할 수 있어요. 국립공원 연간권이 있으면 그걸 올려두어도 됩니다. 주차를 하고 Candy Store 방향으로 다시 건너가야 해요. 오늘의 목적지인 Sitton Peak을 가려면 말이죠. 왔다 갔다 그게 좀 귀찮네요. ^-^;;

이런 표지판이 보인다면 네, 맞게 온 겁니다.

지키는 사람도 없고, 안 쓰는 사람도 많을 테지만, 이런 걸 처음 보는 우리는 냉큼 이름을 적어봅니다.

Sitton Peak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길만 제외하면 Bear Canyon Trail은 전반적으로 꽤 쉬운 등산로입니다. 

신기한 식물들과 작년 꽃구경 다니면서 많이 봤던 꽃들도 서서히 피기 시작했어요. (올해는 꽃들의 개화 시기가 늦은 편입니다.)

수많은 야생화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캘리포니아 라일락이라고 불리는 이 아이였어요. 캘리포니아 라일락이라고 구글링 하면 보라색 꽃이 주르륵 나오는데, 그 보라색 꽃을 통상적으로 캘리포니아 라일락 즉, Ceanothus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 하얀 꽃은 무엇인가? White Coast Ceanothus라고 하네요. 뭐, 어쨌든 얘도 캘리포니아 라일락이라는 거. ㅎ

이게 사진으로 잘 안 담겨서 그렇지 나름 꽃나무 터널도 있고, 나무도 굉장히 많아서 얼핏 보면 벚꽃 같은 느낌도 있어요.

중간에 개울도 건너고.

피오니처럼 생긴 꽃도 보고.

안내 표시는 잘되어 있어요. 우리는 무조건 Sitton Peak 방향으로.

마치 팝콘처럼 터진 꽃. 

나는 캘리포니아 라일락 사이에 피어난 몽키 플라워 ♬ 네, 전 요즘 영케이에 빠져있습니다. -_- 아줌마 주책 떨고 있는 중.

앗! 보라색 캘리포니아 라일락도 있어요. 이제 막 피기 시작했고, 한 두 그루가 전부다 보니 하얀색보다 살짝 볼품없게 느껴지네요. ㅎ 하지만 이것도 군락을 이룬 곳에 가면 엄청난 풍경을 보여주겠죠. 내년엔 그런 곳을 찾아가야지.

 

 

갑자기 이곳과 어울리지 않은 이런 고철덩어리를 보았다면, 이 시점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Sitton Peak로 올라가는 길은 어떠한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아요. 구글맵이나, 저처럼 Gaia GPS 앱으로 도움을 받으시면 좋아요.

아까 고철 덩어리와 멀지 않은 거리에 이런 아리송한 좁은 길이 오른쪽으로 나있는데, 여기가 Sitton Peak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다들 헷갈렸는지 나중에 저희가 하산할 때 저희를 보고 안도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ㅎ 

왕복 9.5 마일이 넘는 이번 하이킹에서 Sitton Peak으로 올라가는 딱 0.25 마일만 힘들어요. 이런 급경사가 계속 이어지거든요.  

다 오르고 나니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집니다. 이 맛에 등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ㅋㅋ

경사진 돌 위에 대충 걸터앉고, 도시락으로 가져온 유부초밥을 우적우적 씹어 먹었어요. 따뜻한 밥은 아니지만 역시 정상에서 먹는 도시락이 제일 맛있군요. ^-^

인증숏을 위한 표지판도 있어요. 

이제 슬슬 하산합니다. 전반적으로 힘들지 않은 하이킹코스였지만 9마일이 넘는 하이킹은 아무래도 피로에 영향을 미치나 봐요. 둘 다 쓰러지듯 내려옴. ㅎㅎㅎ

시커멓게 말라버린 게 지금 우리 상태 같은데?

이끼가 돌에 그림 그린 것 같다는 곰배님. 이런 말할 땐 F 같은데 말이지. 

금색으로 번쩍거리는 작은 버섯. 

나른한 눈으로 우릴 째려보는 도마뱀.

캘리포니아 라일락 터널 아래에서 하늘을 쳐다보면 살랑거리는 구름이 편안함을 주고. 

돌틈을 비집고 자라난 강한 생명력.

글을 쓰면서 그때의 힘들었던 상황이 떠올라 이상한 멍멍이 소리를 하다가 끝을 냅니다. ㅋㅋㅋ 느슨해진 주말 등산에 새로움을 주었던 아주 즐거운 등산이었어요. 아! 그런데 휴일인 줄 알았던 이 날, 사실은 휴일이 아니었다는 슬픈 이야기. 곰배님은 집에 돌아가자마자 일했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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