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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바인 동네 등산 산책

로컬들이 사랑하는 니겔 보태니컬 프리저브 Niguel Botanical Preser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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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20여분 차를 타고 가면 라구나 니겔 Laguna Niguel이라는 동네가 있어요. 주민 70% 이상이 백인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부촌이죠. 도시에 돈이 많아서일까요? 입장료를 전혀 받지 않는 아름다운 식물원이 있어요. 오늘은 그곳으로 갑니다. (2023.05.06)


<안 가면 후회하는 니겔 식물 보호구역 Niguel Botanical Preserve>

주소 29751 Crown Valley Pkwy, Laguna Niguel, CA 92677

니겔 보태니컬 프리저브는 입장료도 없지만 주차비도 없어요. (주차장도 넓음) 근처에 살면서 여기를 안 온다면 정말 억울할 거예요.

여긴 여러 나라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요. 트레일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어서 '내가 어디를 걷고 있나' 헷갈릴 수 있지만 트레일 자체가 힘들지 않고, 꽃을 보며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다 둘러보게 될 거예요. (지도는 예전 포스팅에서 확인하세요.)

 

나라별 다양한 꽃이 있는 니구엘 보타니컬 프리저브 NIGUEL BOTANICAL PRESERVE

늘 온화한 남캘리포니아에도 겨울이라는 계절은 있고, 그 짧은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 야생화를 보기 힘들지만 관리가 잘 된 보타닉 가든에는 꽃

isllee.tistory.com

화려함은 없지만 작은 들꽃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4월 말에는 캘리포니아 포피를 보기 힘들다고 지난번 포스팅에 적었는데, 여기에도 있군요. -_- 갑자기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다.

니겔 보태니컬 프리저브에서 유난히 많이 보이던 이 꽃은 Calandrinia Grandiflora에요. 생김새는 귀엽지만, 열정만은 가득할 것 같은 색깔. 그 열정에 보답이라도 하듯 벌친구들이 격려해 줍니다.

나무처럼 키가 삐죽하게 큰 이것들은 작은 화분에서만 봤던 다육이들입니다. 멸치몸매에서 마동석이 된 것 같은 생김새죠. 하하하;; 다육이들도 이렇게 클 수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강렬한 색감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Calandrinia Grandiflora. 그래, 네가 그렇게 '나 여기 있소' 하면 난 마구 찍어주겠다.

나름 유럽 분위기를 내기 위해 가제보가 설치되어 있지만, 글쎄. 꽃이 빈약하니 멋이 없네요. 

멀리서도 눈에 띄는 나무가 있었으니. 축 늘어진 가지? 잎? 꽃? 정체는 알 수 없으나 나무가 힘겨워 보일만큼 주렁주렁 달려있어요. 원래는 이렇지 않은데 정말 무거워서 이렇게 늘어진 걸까요? 뭐가 되었든 예쁜 캐노피를 만들어줬어요. 이런 건 통과를 해줘야 나무에 대한 예의지요.

Melaleuca viminalis, 영명은 Weeping Bottlebrush, 한국에선 병솔나무로 불립니다. 재미있는 이름이죠? 이름을 알고 나니 진짜 병 닦는 수세미가 잔뜩 달려있는 것 같네요.

방향을 바꿔가며 어디가 색감이 가장 예쁘게 나오나 살펴보기도 하고. 

위를 쳐다보니 말 그대로 붉은 꽃비가 내리는 것 같은  황홀감도 느껴보고. 얼굴에 분칠도 하고, 예쁜 옷도 입고 가서 사진 찍으면 인생샷 하나 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이장님처럼 입고 가서 망한 사진밖에 없어요. 꽃만 예쁘게 나옴. -_- 

 

 

엄청 엉켜서 자란 Candelabra Aloe.

이날은 날씨가 제 몫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공기가 좋지 않았는데, 5월 초에 내린 비 (5월에 남캘리포니아에 꽤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덕분인지 공기가 맑아져서 깜놀. 

결혼식에 온 것 같은 청초한 흰색의 꽃.

Snow Cloud Jupiter's Beard. 이름도 예쁜 꽃입니다. ^-^

아까 병솔나무처럼 이것도 솔처럼 생겼는데, 이맘때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Pride of Madeira입니다.

이건 꿀벌들이 특히 좋아해요. 어? 벌이 없네? 하면 다 여기 모여 있을 정도입니다. 

붉은 실고추 뭉텅이 같은 이것도 꽃이래요. Sugarbushes. 매콤하게 생긴 게 이름은 너무 달콤한데. ㅎㅎ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더니 매캐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근방에서 불이 났나 봐요. 금세 공기가 탁해졌어요. 건조한 계절도 아닌데 벌써 불나기 시작하면 곤란한데. -_- 

캘리포니아도 자주 비 오고 맨날 이렇게 푸릇푸릇, 알록달록했으면 좋겠다. 불도 조금만 나고. 가뭄도 없어지고. 지진도 없어지고. 이렇게 나열하니 나쁜 것 투성이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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