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하면 바다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번에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동네 바다에서 벗어나 센트럴 코스트의 명물인 모로 락 Morro Rock으로 향했습니다.
<바다 가운데에 우뚝 솟은 바위산 모로 락 Morro Rock>
먼저, 콜맨 드라이브 Coleman Dr 끝까지 차를 몰고 모로락 가까운 곳에 주차를 했어요. 모로락은 워낙 크기 때문에 멀리서 봐야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모로락의 전체 모습보단 주변의 풍경을 중점으로 봐주세요. 모로락의 높이는 581피트나 되기 때문에 전체를 보려고 해도 볼 수 없습니다. ㅋㅋ
주차를 하면 바닷가를 따라 방파제까지 짧은 트레일이 있어요. 조금 걸어볼까 합니다.
바닷가 가운데에 살짝 튀어나온 검은 물체들이 보이시나요? 저게 뭘까요? 정체는 있다가. ^-^
현재는 가동을 멈춘 발전소가 있어요. 미국은 이런 것들을 철거하지 않고, 나름의 상징으로 남겨두곤 합니다.
방파제에 가까워질수록 바닥에 깔린 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어린 친구들이 돌탑을 재밌게 쌓고 있더라고요.
모로 락의 표면이 굉장히 못생겼는데, 그 이유가 방파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돌을 얻기 위해 1963년까지 폭파를 했다고 합니다. 1968년 모로베이 주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훼손되지 않았지만 자연을 끔찍이 아끼는 것처럼 보였던 미국에서도 이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군요. 위 사진에 널브러진 돌들은 그 여파로 떨어지거나 버려진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이런 돌들은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해 보이네요.
모로락 남쪽 바다의 모습입니다. 이곳 모래는 플로리다 데스틴에서 밟았던 모래만큼이나 부드러웠습니다. 그리고 얼핏 보면 바다 근처에 자리한 사막의 모래 언덕 같은 느낌입니다.
모로락은 약 2천만 년 전에 화산 분출구 아래에 가득 찼던 용암이 땅 속에서 천천히 식으면서 만들어졌는데, 위를 덮고 있던 화산암이 모두 사라지면서 단단한 바위만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는 모로락을 포함한 9개의 화산전이 있다고 하네요. 모로락에 올라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옛날부터 이 지역에 살던 추마시 Chumash 인디언들이 종교의식을 위해 1년에 한 번 올라가는 것은 허용된다고 하네요.
아까 위에서 봤던 검은 물체 기억하시나요? 정체는 바로~~~~ 해달입니다. 예전에 포인트 로보스를 갔을 때 해달 사진을 찍지 못한 게 한이 돼서 이번에는 줌렌즈로 1순위로 챙겼어요.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게 미어캣 같아요. ㅋ 제가 갖고 있는 줌렌즈가 초점거리가 긴 편이 아니라 이게 최선이네요. ㅎ
바닷가에는 갈매기가 거의 비둘기 급이죠. 잘 도망가지도 않고, 사람들 음식 훔쳐먹고. 그런데 갈매기 너, 쌍꺼풀이 있구나? -_-
해달이 조금 가까워졌어요. 이때다 싶어 사진을 다시 찍어 봅니다. 제가 옆에서 귀엽다고 하니, 곰배님은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 뭐가 귀엽냐고 하네요. -_- 저 꼬물거리는 움직임이 귀엽지 않뉘?
해달 세계에서도 독박 육아네요. 얼핏 보면 헤드락 거는 것 같지만 새끼들을 엄청 애지중지 키우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돌덩어리 하나 보자고 여길 오는 게 맞나 생각했지만, '오는 게 옳았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 저는 솔직히 여기서 이렇게 긴 시간을 보낼지 몰랐어요. 해달 구경하느라 그런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바다도 좋았고, 모래도 좋았고, 풍경도 좋았어요. 모로락 북쪽은 구경하지 못했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가 볼 걸 그랬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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