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남편 생일 케이크를 만든 지 3년째. 1년에 한 번뿐이라 매해 다른 케이크를 만들어 주고 싶은데, 떠오르는 케이크 종류도 없고 해서, (만드는 본인은 케이크를 안 좋아함. -_- 그래서 무슨 케이크가 있는지 잘 모름.) 남편에게 물어보니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다네요. 아라쒀! 물어볼 때 이렇게 바로 대답해 주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며칠 지나서 꾸덕꾸덕한 미국식 치즈케이크 말고, 카스텔라처럼 퐁신퐁신한 치즈케이크면 좋겠대요. 레시피 다 찾았는데 이럴 거야?
그래서 다시 검색한 일본식 치즈케이크. 제가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일단 재료는 아래와 같이 준비합니다.
본격적인 베이킹에 앞서 약간 번거로운 작업을 합니다. 케이크 팬에 깔 유산지를 재단해요. 눈대중으로 대충 만듭니다. -_-
약간의 녹인 버터를 팬에 골고루 발라요. (팬 크기는 6인치입니다.)
가장 얇고 긴 유산지는 십자 모양으로 맨 밑에 깔고, 원을 뺀 나머지 유산지는 옆면에 붙여주세요. 그리고 원을 맨 마지막에 올립니다. 번거롭지만 다 구워진 케이크를 안전하게 꺼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베이킹을 진행하면서 '정말일까'라는 의문이 드네요. -_-)
그럼 케이크 만들기를 해 볼까요? 냄비에 크림치즈, 무염버터, 우유를 넣고, 버터가 다 녹을 때까지 잘 저어주며 가열합니다. (끓이지 말고, 버터가 녹을 때까지만.)
큰 볼에 계란노른자를 풀고, 위의 재료를 조금씩 부으면서 거품기로 섞어요.
밀가루와 바닐라를 넣고 섞어요. (이 상태를 임의로 A라고 부를게요.)
다른 볼에 흰자를 휘핑하다가 거품이 살짝 올라오는 시점에 설탕을 세 번에 나눠 넣으면서 부드러운 머랭 상태가 될 때까지 휘핑합니다.
A 반죽에 머랭을 세 번에 나눠 넣고, 거품기로 잘 섞어요.
그리고 맨 처음에 유산지를 깔아 둔 팬에 반죽을 부어요. 여기서부터 조마조마. 반죽이 너무 많더라고요. -_- 하지만 우리 집에 이것보다 큰 케이크 팬은 없다! 그냥 진행시켜!
케이크 팬보다 큰 다른 팬을 아래에 깔고 뜨거운 물을 부어요. 이렇게 하면 나중에 케이크 윗면이 푹 꺼지지 않는다고 해요.
어? 어? 어? 유산지가 왜 쪼그라드냐? 뜨거운 증기 때문에 유산지가 꼬부라져서 반죽도 묻고 난리도 아니네요. 좀 짧게 만들걸 그랬나 봐요. 그래도 진행시켜!
자, 이렇게 오븐으로 들어갑니다. 120도에서 20분, 150도에서 20분, 110도에서 30분, 180도에서 3분 구워요. 열을 받으니 유산지가 더 쪼그라들기 시작. ㅜ.ㅜ 반죽과 합체하는 지경에 이름.
와! 미친 듯이 부풀더니 우리 집 작고 작은 오븐이 얘를 감담 못하네요. 거의 열선에 닿다시피 해서 탔어요. 이번 케이크도 망인가?
뭐 어쨌든 꺼내볼까? 하고 손잡이 두 개를 잡고 들었더니 안 들리네? 하하하하;;; 손이 네 개가 필요하더라고요. 뭐야? ㅋ 사진 찍어주던 남편이랑 같이 꺼냄.
흠... 뜨거운 물을 받치고 구우면 윗면이 꺼지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탄 부분을 눈속임하기 위해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려줍니다.
한국 다이소에서 남편 몰래 구매하고 미국까지 싸들고 온 풍선으로 적나라하게 본인 나이를 알려주고, 촛불에 불을 붙입니다. 나이 풍선 한 세트 더 있으니 내 47살 생일 때 다시 쓰면 되겠다. ㅋㅋㅋ
어때? 남편이가 바라던 퐁신퐁신한 치즈케이크가 맞아?
응.
모양은 이상하지만 이번 생일 케이크도 성공! (내 마음대로!)
몰래 챙겨 온 풍선을 벽에 붙이고 엄청 뿌듯해하며 몰랐지? 몰랐지? 놀렸는데, 제 생일 땐 이렇게 거하게 해줬네요. 남편도 한국 다이소에서 저 몰래 사들고 왔대요. ㅋㅋㅋ 본인 생일 때 제가 사 온 풍선 보고 '어쩜 생각하는 게 이렇게 똑같지?'라고 생각했다고. 그러니까 같이 사는 거다. 남편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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