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데스밸리는 이름과는 달리 불가사의한 지형들과 특이한 매력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미국의 국립공원입니다. 워낙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탓에 어디를 가야 할지 방황하는 분들을 위해 꼭 가보시라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있습니다. 여기를 가지 않고서 데스밸리를 논하지 말라. ㅋㅋ 바로 이름도 요상한 자브리스키 포인트입니다.
<데스밸리의 대표 명소 자브리스키 포인트 Zabriskie Point>
데스밸리는 여름에는 50도를 오르내리고, 연평균 강수량이 40mm 내외인 사막으로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겨울이 아니면 갈 수 없는 장소라는 생각이 들어 12월에 다녀왔습니다. ^-^
전날 도착한 패럼프 Pahrump 숙소 근처에서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대부분의 국립공원은 입구에 톨 부스가 있는데, 데스밸리에는 페이 스테이션 Pay Station이 따로 있어서 여기에서 입장료를 지불합니다. 저희는 국립공원 연간권이 있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비지터 센터 직원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국립공원 연간권을 대시 보드에 올려놓으면 차 유리를 깨고 훔쳐 간다고 합니다. -_- (여기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들은 얘기예요. 종종 일어나는 일인 듯합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비지터 센터에 들려서 이런 종이 쪼가리를 받는 게 안전할 것 같네요.
사실 전날 시간이 남아서 단테스 뷰 Dante's View나 가볼까 하고 오후에 왔었지요. 그런데 얼마 전 내린 비 때문에 갈 수 없더라고요. 겨울에 오면 이런 단점이 있네요. 전날 표지판만 찍고 돌아옴. ^-^;;
데스밸리 안에 들어서면 이런 산등성이를 바라보면서 한참을 들어가게 됩니다. 저는 사막하면 모래 언덕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강수량으로 정하는 거였음. -_-
우리 앞을 신나게 달리는 현대 팰리세이드와 함께 자브리스키 포인트로 향합니다.
자브리스키 포인트 주차장에서 잘 포장된 짧은 길만 올라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올라가지 않아도 이미 주변 풍경에 우와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ㅎ 여기는 일출이나 일몰 때 오면 시시각각 변하는 색감 때문에 훨씬 멋있다고 해요.
오른편에는 뾰족한 산이 버티고 있고, 꼭대기까지 홀린 듯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일행은 아니지만 왜 우리 쪽을 보고 포즈를 잡고 있는 것 같지? ㅋ
자브리스키 포인트는 수많은 주름이 만들어 낸 굴곡진 산등성이들의 집합입니다. 2억 년 전에는 바다였으며, 3~5백만 년 전에는 바닷물이 산맥 사이에 갇히면서 염호(Furnace Lake)가 되었습니다. 실트 Silt와 화산재가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아 퇴적물을 형성했고, 평평했던 지층은 지진 활동과 압력에 의해 융기되고 폭우에 의해 침식돼, 풍화작용을 거쳐 오늘날 우리 눈앞에 보이는 멋진 풍경을 연출하게 됩니다. 전형적인 배드랜즈 Badlands 형태입니다. 물은 없지만 마치 파도가 들이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등성이들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 켜켜이 쌓여있고, 크기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오른편에 보이는 뾰족한 산은 맨리 비콘 Manly Beacon으로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저기까지 갈 수 있는 트레일이 있어요. 당연히 여기 구경하고 트레일 갈 겁니다. ^-^ 저희 여행에서 트레일이 빠지면 섭섭하죠.
오랜 전 이곳이 바다였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하얀 소금이 다른 광물과 뒤엉켜 있어요.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가장 유명한 마치 꼭대기가 불에 타 버린 것 같은 능선은 호수 바닥으로 흘러나온 용암으로 붕사, 석고, 방해석 같은 미네랄이 섞여 있다고 해요.
자브리스키는 1880년대에 붕소가 대량 발견되면서 퍼시픽 코스트 보랙스 컴퍼니 Pacific Coast Borax Company에 재직했던 부사장의 이름에서 딴 것이라고 합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척박한 데스밸리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광산 노동자들의 숙소를 사용하게 하고, 관광코스도 만들면서 홍보를 했다고 해요.
바닥에 이것은 대리석인가요? 0_0
돌담으로 둘러싸인 곳이 전망대인데, 주변에 특정지은 길은 없지만 사람들이 많이 왔다 갔다 해요. 조금 무섭지만 저희도 살짝 진출했습니다.
자브리스키 포인트는 전망대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저희는 여기서 해야 할 게 하나 남았어요. 아까 말했듯이 하이킹을 하러 갈 거예요. 전망대로 향하는 지그재그 길에 들어서기 전에 오른편에 보였던 뾰족한 산 기억하시나요? 그 틈으로 들어가면 트레일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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