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 캠핑할 곳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요, 저희는 텐트에서 자는 것도, 캠핑 용품을 살 생각도 없기 때문에 우리 생에는 캠핑은 없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곰배님이 하도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드립을 날리는 게 아니겠어요. 마침 아는 분이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서 글램핑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분이 다녀온 곳을 예약했습니다.
<밤하늘에 퍼얼~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서 글램핑 어때?>
남캘리포니아에서 별구경하기 좋은 장소로 손꼽히는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는 수많은 캠핑장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곳이 아닌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을 살짝 벗어난 곳에서 글램핑을 할 계획입니다. 아쉽게도 공원 내에는 글램핑장이 없어요. 하지만 충분히 별구경을 할 수 있으니 의심은 하지 마시길.
일단 글램핑 장소는 에어비엔비에서 찾으면 되는데요, 저희가 선택한 캠핑카 말고도 텐트로 만든 작은집, 오두막 등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있어요. 어쩌면 우리 인생에 한 번 뿐일지도 모를 이번 기회를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서 트레일러, 카라반을 선택했습니다. 1박에 $257.48 (청소비용이 따로 붙더군요.)로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저녁에 도착해서 외관 사진은 아침에 찍었어요. 에어비엔비 앱을 다운 받으면 사용설명서를 볼 수 있는데, 처음이라 당황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ㅋㅋㅋ 깜깜한 저녁에 열쇠 찾는 것부터 시작해서 불 켜는 것, 그릴 사용하는 것 등등 말이죠.
개인 부지에서 트레일러 하나 두고 숙박업을 하는 것 같아요. 주변 모두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듯. 주인이 바로 옆에 있지만 절대 방해되지 않습니다. 전혀 신경 안 써요. ㅋㅋ
내부에는 웬만한 것은 다 있어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저희가 갔던 3월 초가 굉장히 추웠고, 히터 하나로 버티기 힘들었다는 점이죠. 이불도 덮고 싶지 않게 생겼고요, 다행히 가져간 담요가 있어서 덮었지만 추위를 막아주기엔 역부족이라 가져간 옷을 다 껴입고, 바람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물에서 쇠 비린내가 심해서 양치질도 생수로 했고요, 결국엔 씻지도 않았습니다. 땀나는 여름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_-;;
그리고 그릴에서 고기를 구워 먹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시도는 하였으나 결국 마무리는 트레일러 안에서 했어요. 게다가 추워서 밖에서 먹을 수도 없었고요. ㅎㅎㅎ 망했네. 그래도 가져간 와인 한 병 깔끔하게 다 마셔버리고, '술에 취해 잠들자' 했는데, 시끄러워서 그것도 실패했네요.
이렇게 멋진 야외를 두고 안에서 먹어야 하다니.
잠을 설치다 보니 계획에도 없던 일출을 다 봤네요. ㅎ 숙취에 힘들어하며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여행의 목적인 별구경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별을 잘 보기 위해선 달이 없는 날을 잡아야 해요. 뉴문 New Moon에 맞춰서 가면 되는데 여기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달이 언제 뜨는지도 확인하면 좋겠죠.
여름에는 은하수가 보이지만 3월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요.
자, 삼각대도 챙겼고, 별 사진 찍는 방법도 다 공부했고, 좋아, 완벽하게 준비됐어.
날씨만 빼고 말이지. ㅜ.ㅜ 사막 바람이 이렇게나 거세다니요! 바람에 삼각대가 날아가서 카메라는 모래 마사지를 했고, 저희는 결국 포. 기. 했습니다. 집에 와서 찍은 사진을 보니 그나마도 다 흔들렸... 제길... 왜 간 거야? ㅋㅋㅋ
제대로 찍힌 사진은 없지만 눈으로 바라본 별은 쏟아질 듯 정말 아름다웠어요. 하지만 역시 별구경은 여름에 가야 하나 봐요. 그럼, 우리 인생에서 캠핑을 한 개 정도 더 늘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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