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소개한 랜즈 엔드에서 살짝 보여드린 수트로 배쓰 기억하시나요? 오늘은 수트로 배쓰를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우여곡절을 겪은 세계 최대 수영장 수트로 배쓰 SUTRO BATHS>
※ 2019년 12월에 다녀왔습니다 ※
DAY 1 :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 Tiburon - Battery Spencer
DAY 2 : Ferry Building - Coit Tower - Mission District - Presidio Of San Francisco - Lands End
DAY 3 : Half Moon Bay - Santa Cruz
DAY 4 : Point Lobos State Reserve Park - Carmel By The Sea - 17 Mile Drive
DAY 5 : Hearst Castle
수트로 배쓰는 1896년 3월 14일, 부유한 기업가 아돌프 수트로가 대중에게 공개한 세계 최대의 실내 수영장입니다.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7개의 수영장은 해수풀과 담수풀로 이루어져 있고, 한 번에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초대형 수영장은 높은 운영비와 유지 보수 비용으로 인해 수년간 어려움을 겪으며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수영장은 스케이트 링크로 개조되었으나 그 또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1964년 고층 아파트 단지 계획을 위해 매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철거 도중 1966년 일어난 방화로 인해 건물이 파괴되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산전수전 우여곡절을 다 겪은 셈이네요. 현재는 이렇게 흔적만 남아있고, 바닷물이 채워져 있어, 자연적으로 생긴 수영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규모가 얼마나 큰지 느껴지시나요? 둑을 건너 왼쪽으로 넘어가면 오션 비치 Ocean Beach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샤워실로 사용된 터에는 그래피티가 어지럽게 그려져 있어요. 아마도 관광지로 활성화되기 전에 누군가 낙서를 했겠죠.
절벽에 세워져 있는 백색의 클리프 하우스 또한 수트로 배쓰처럼 고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1863년 처음 지어지고, 5년 뒤에 증축됐던 이 건물은 아돌프 수트로 (Adolph Sutro)가 1881년 매입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894년 크리스마스 때 화재로 건물이 다 타버렸습니다.
두 번째 클리프 하우스는 프랑스의 성을 모방해 웅대하게 지었으며 1896년 문을 열었습니다. 건물은 8층 높이 규모로 전망대, 레스토랑, 마사지실, 바, 주방, 아트 갤러리, 보석 전시실, 사진 전시실 등이 갖춰져 있는 초호화 휴양시설이었습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의 대지진에도 살아남은 이 건물은 안타깝게도 이듬해 화재로 파괴됩니다.
세 번째 클리프 하우스는 1909년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대공황과 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며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팔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주인이 바뀌고 수 차례의 리모델링은 거치며, 1977년 미국 국립공원 관리청에 넘겨져 오늘에 이르렀지만,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다시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수트로 배쓰를 둘러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파괴되고 얼마 남지 않은 둑을 따라 걸어가는 것인데, 이게 여간 무서운 게 아닙니다. 길이 평평하지도 않을뿐더러, 곳곳에 구멍도 뚫려있어서 한눈팔면 발이 빠지고 맙니다. 저희는 우주 최강 쫄보 부부라서 얼마 가지 못하고 되돌아왔어요. 보드워크를 제대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은 저만 꿈꾸는 건가요? ㅎ
여유롭게 걸으며 사진도 찍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네요. 발이 좀 크면 안정감이 생겨서 이런 곳을 걸어도 문제 없는걸까? -_-
저 멀리 하트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바위를 캐치했다는 즐거움에 아까의 아쉬움은 금방 잊었어요. ㅎ
근처에 양쪽이 뚫린 동굴도 있는데, 무섭기도 했고, 중국 사람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그냥 되돌아 나왔어요.
수트로 배쓰의 둑을 따라 끝까지 걸어가면 저렇게 작은 해변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포인트 로보스 Point Lobos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작은 뷰포인트죠. ^^
아까 사진으로 찍었던 하트 구멍이 뚫린 바위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요.
제가 살고 있는 남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의 바다도 멋있지만, 북캘리포니아의 바다 또한 느낌이 좋았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심만 가지 말고, 바다도 꼭 가시길 바랍니다. ^^ 웅장한 태평양의 모습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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