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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바인 동네 등산 산책

붉은 배롱나무 꽃구경 하며 걷는 UC 얼바인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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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좋은 기억, 배롱나무 꽃>

1년 전 미국 남부 시골에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배롱나무인데요, 꽃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무더운 늦여름, 화려하고 풍성한 꽃을 자랑하던 나무를 보며 정말 의아해했어요.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데, 게다가 이렇게 더운데 꽃을 피운다고? 그 나무가 바로 배롱나무였어요. 미국 남부에서는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였는데, 캘리포니아는 건조하고, 비도 오지 않다 보니 선인장이나 물을 많이 안 줘도 되는 식물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배롱나무가 너무 보고 싶어 검색을 해본 결과 제가 살고 있는 동네, 얼바인 대학교에 배롱나무가 있다는 정보를 얻고, 몇 달 동안 쓰지 않던 카메라를 주섬주섬 챙겨 얼바인 대학교로 향했습니다.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아직 개학 전이라 학교 주차장에 무료 주차를 할 수 있었어요. 개학이 되면 주차권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지도를 보면 보통, 학교 건너편에 있는 쇼핑몰에 주차를 하면 되고요, 저는 학교 내에 있는 LOT 2에 주차를 했어요. 학교 전반에 걸쳐 배롱나무가 있는 게 아니라 이 근처에만 있어요. (제가 검색한 결과는 그래요. -_-) 원모양의 산책로에도 배롱나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더라고요. -_- 뭐, 덕분에 오랜만에 산책했어요. ㅎ

산책로에도 배롱나무가 있는 줄 알고 대충 전체 샷 찍고.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산책로로 들어왔어요. 특이하게 길이 세 개로 나뉘어 있네요. 하지만 아무도 안 지키는 것 같죠? ㅎ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겨울 빼고 늘 피어있는 부겐베리아. 붉은색 낙엽에 작은 꽃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볼 때마다 귀여워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대학교 안에 있는 산책로라서 기대 안 했는데, 규모도 꽤 크고, 특히 나무들이 키도 크고, 두꺼웠어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이 나무는 특이하게도 겉껍질이 다 벗겨진 채로 하얗고 반질반질한 속살을 드러내 놓고 있어요. 키 큰 분필 같은데.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이름 모를 꽃도 중간중간 피어있고.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운동하는데 저는 슬슬 걸으면서 사진 찍고 그랬죠. 관광객처럼. ㅎ 나도 여기 살아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남캘리포니아에서 이렇게 나무 그늘이 있는 산책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정말 괜찮은 동네 산책로를 하나 더 찾은 것 같네요. ^^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생김새가 익숙하지 않나요? 바로 무화과랍니다. 마치 은행이 떨어져 있듯이 무화과가 바닥에 잔뜩 깔려있고 오가는 사람들에 의해 죄다 밟혀있네요. 아깝;; 은행과 다른 점이라면 무화과는 으깨지면서 달큰하고 향긋한 향을 내뿜고 있어서 외관상으로는 지저분해 보이지만 불쾌한 냄새가 나지는 않아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무화과나무 엄청 크지요? 사진 찍는 이 순간에도 무화과는 후드득 떨어지고 있습니다.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여러 종류의 꽃을 만났지만 산책로에는 배롱나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게다가 아침인데 너무 더웠어요.) 다시 2번 주차장 으로 돌아와 배롱나무 꽃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도서관과 주차장 사잇길에 네다섯 그루의 배롱나무가 있는데, 어떤 건 꽃이 지고 있고, 어떤 건 꽃봉오리를 잔뜩 달고 있고. 다 다르네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꽃이 마치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 같아요. 꽃 무게만도 만만치 많을 것 같은데 기특하게도 예쁜 꽃을 잘 지키고 있네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꽃인지, 열매인지 구분도 안 가는 모습에 벌들이 바쁜 걸 보면 달큰한 것만은 분명하네요. ^^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주름 잡힌 한지를 엮어서 만든 듯 모양은 꼬깃꼬깃해 보이지만 한눈에 사로잡는 배롱나무 꽃의 강렬한 붉은색 때문에 모양 따위는 상관이 없어요.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UC 얼바인 배롱나무 산책로

늦더위 속에서도 기특하게 피어나 작은 기쁨을 주는 배롱나무를 난 영원히 사랑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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