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봄 야생화 구경을 위해 선택한 안자 보레고 사막 주립 공원. 스페인 탐험가 후안 바우티스타 드 안자 Juan Bautista de Anza의 이름과 큰뿔양을 뜻하는 스페인어 보레고 Borrego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안자 보레고는 샌디에이고 카운티와 임페리얼 카운티에 걸쳐있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주립 공원입니다. 이 넓고 넓은 공원에서 제가 선택한 하이킹 코스는 비지터 센터에서도 갈 수 있는 보레고 팜 캐니언 트레일 Borrego Palm Canyon Trail입니다.
<안자 보레고 사막 공원의 추천 하이킹 코스 보레고 팜 캐니언 트레일 Borrego Palm Canyon Trail>
이 트레일의 정확한 주소는 구글맵에 나와있지 않지만, Borrego Palm Canyon Trailhead&Parking을 검색하고, 그곳을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하시면 됩니다. 입구에서 주차비 $10을 지불하고, 캠핑장을 지나 길 끝에 다다르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사막에도 제법 풍족한 우기를 보낸 덕분에 개울이 넘쳐흐르고, 폭포도 볼 수 있다고 해요. 미리 알고 있었던 정보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첫 시작을 Alternate Trail로 했는데, Alternate Trail로 걸으면 폭포를 만날 때까지 개울을 건너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걸어볼까요.
바닥에 낮게 깔린 야생화들이 반겨주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desert gold poppy가 가장 눈에 띄었어요.
지금까지 구경했던 캘리포니아 포피가 주황빛을 띤다면 사막 포피는 크기도 작고, 색은 밝은 노란색이에요. 더 귀엽.
옆에서 보면 노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것 같아요. 바람까지 부니 더 비슷하네요. ^-^
한참 꽃구경하며 걷다 보니 후발대로 출발한 사람들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했어요. 이날, 한인교회에서 단체로 나들이를 오셨는지, 한국분들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한 여사님이 본인의 휴대폰을 들이밀며 쉬고 있는 저희의 사진을 찍습니다. ?0-0? 저 아세요? 제가 안 쳐다보니 아줌마!라고 부릅니다. -_- 네, 이 나이 되면 누가 봐도 아줌마인건 알겠는데, 괜히 기분이 그렇더라고요. 아마 같은 교회사람인줄 아셨나 봐요. 저, 미국에선 종교생활 안 합니다만.
열심히 걷다 보면 개울물 소리가 들리고, 미니 사이즈의 폭포가 나와요.
여기서 이런 길로 더 걸어갑니다.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나올 거예요.
여기가 트레일의 끝이 아니라, 물을 건너서 팜트리 군락지에 도달해야 끝입니다. 저는 밖에서 발에 물 묻히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그래서 바닷가도 안 들어감. -_-)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했어요. 하이킹 전에 곰배님에게 '개울을 건너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런 구간이 나오면 바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했거든요. (어차피 그분도 싫어했을 듯) 그리고 저희 같은 사람들도 꽤 많았어요.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야. ^-^
개울물 옆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사색을 즐기는 사람.
마치 커다란 갈대처럼 생긴 이 식물은 트레일을 걷는 내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오코틸로 Ocotillo라는 식물입니다. 평소에는 줄기에 가시만 무성한데, 비가 오면 벌거숭이에서 녹색옷을 입은 신사가 됩니다.
가지 끝에는 불타는 듯한 붉은 꽃을 피웁니다. 오코틸로는 스페인어로 작은 횃불이라는 뜻이래요.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
선인장도 많았지만 아직 만개하지 않았어요. 보다시피 꽃봉오리는 엄청 많이 달려있으니 조금만 지나면 예쁨을 뽐내겠죠.
트레일에서 큰뿔산양이나 다른 동물들도 종종 볼 수 있다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인지 이런 도마뱀이 다예요.
계란을 닮은 꽃.
Alternate Trail 초입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등산객들을 반겨주던 beavertail cactus. 비버 꼬리를 닮아서 이름이 그런 건가?
안자보레고를 기억하기 좋은 방법. 안자 보라고~~라고 외우면 됩니다. 이상 아재개그였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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