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차인(茶人)입니다. 차인이라고 하기엔 갖고 있는 차도구들이 비루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저는 차(茶)를 즐겨 마십니다. 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녹차, 발효차, 대용차, 허브차는 좋아하지만 홍차, 보이차는 즐겨마시지 않습니다. 요즘은 남편과 매일 저녁 히비스커스 티를 한잔 합니다. 이게 혈압을 낮춰준다고 하더군요. 뭐,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시고 있습니다. ^^; 그러다가 잘 쓰던 차거름망을 깨 먹었지 뭐예요. 0-0 비록 메이드 인 차이나이긴 했지만 미국에서 이런 스타일의 차거름망을 구하기 쉽지 않았어요.
대부분 이런 스타일의 차거름망을 팔더라고요. 홍차 마실 때 많이 사용하는 이런 거요. 흠~ 전 도자기로 만든 게 갖고 싶었거든요.
아, 물론 다른 차거름망도 갖고 있어요. 옛 분위기 풀풀 풍기는 조롱박 차거름망이 있지만 히비스커스 티가 붉은색이다 보니 거름망에 붉은 물이 들어버리더라고요.
그러다가 아마존에서 눈여겨보던 로얄알버트 차거름망을 메이시스(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입니다.)에서 싸게 파는 것을 발견했고, 추가로 (또) 눈여겨보던 찻잔과 함께 구매했어요. 차거름망은 50%, 찻잔은 40%나 할인해줬어요.
<영국 황실 찻잔이라 불리는 로얄알버트 찻잔과 차거름망 구매후기>
로얄알버트는 유명한 영국 찻잔 브랜드 중 하나이며, 영국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업계 최초로 기사 작위를 부여받은 브랜드예요. 로얄 코펜하겐처럼 사악한 가격이 아니어서 저도 좋아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배송은 일주일 정도 걸렸고, 일단 이번 소비에 한몫을 한 차거름망부터 보여드릴게요. 차거름망은 핫핑크 상자에 안전하게 배달되어 왔어요.
손잡이 부분이 비행선처럼 거름망 전체를 둘러싸고 있어서, 잡는 부분이 바로 손잡이가 됩니다. 게다가 찻잎을 걸러주는 부분 역시 도자기 재질로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게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에요.
로얄알버트를 대표하는 황실장미가 그려져 있고, 금색 띠와 도트 무늬로 장식되어 있어요.
이번에는 폴카 로즈 찻잔을 오픈합니다. 역시 핫핑크 박스에 안전하게 포장되어 왔어요. 움직이지 않게 고정되어 있어서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단 민트색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색인데요, 사실 몇 년 전에 친구 결혼 선물로 샀는데, 실물이 너무 예뻐서 저도 눈독을 들이고 있었거든요. 드디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으하하! 찻잔과 소서는 전체적으로 치마 곡선 같은 느낌으로 굴곡지어져 있고, 귀여운 하얀 도트 무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찻잔 안은 흰색으로, 황실장미가 그려져 있어요.
찻잔 바닥에는 로얄알버트의 핫핑크 심볼이 새겨져 있습니다.
폴카 로즈 찻잔 또한 금색 띠가 둘러져 있어요. 아! 금색 장식 둘러진 그릇은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되는 거 알고 계시죠?
이건 함께 찍은 사진. 차거름망이 제가 사용하던 것보다 크긴 하네요. 갑자기 부담스러워지는 사이즈.
차거름망 아래에는 (여드름처럼 보이긴 하지만) 찻잎을 거르고 접시 위에 안전하게 올려놓을 수 있도록 삼발이가 달려있어요. 저한텐 필요 없는 부분이지만 꽤 세심하게 만들었네요.
드디어 첫 사용을 했어요. 위에 알려드렸듯이 저의 차도구 살림살이는 비루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티팟이 없어요. ㅋㅋ (아니, 티팟도 없으면서 무슨 차인이래. ㅋ) 그래서 숙우에 히비스커스 찻잎을 넣고, 찻잔에 바로 따라서 마십니다. 여러 번 우려먹는 차가 아니라서 이렇게 마셔도 돼요.
앗, 작은 찻잔에 바로 따르다 보니 커다란 차거름망이 찻잔을 가려서 양을 가늠하기 힘드네요. -_- 하지만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질 거예요. 이것보다 더 맘에 드는 차거름망은 없었다고요.
일체형으로 만들어서 찻잎 찌꺼기를 청소하는 데 굉장히 편합니다.
앞으로 차인답게 차살림을 늘리는 데에 집중해 볼까 합니다. 지갑 후덜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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