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캘리포니아에 비가 내리는 것도 희귀한 일이지만, 그게 하필 84년 만에 찾아온 열대성 태풍이라니. (힐러리라고 해서 진짜 힐러리 여사가 오는 줄 알았음. -_-) 남캘리포니아가 혼란에 빠졌어요! 특히 산불이 났던 곳은 산사태를 조심해야 하며, 곳곳에 홍수가 생기고, 파도도 매섭게 다가올 예정이라 웬만하면 나가지 말라고 경고하더라고요. 하지만 일요일인데, 커피라도 한잔 사 먹자며,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말 드릅게 안 듣네.) 다행히 얼바인은 홍수 난 곳 없이 태풍이 잘 지나갔습니다.
<극강의 핑크로 무장한 동네 카페, 커피 도스 Coffee Dose>
커피 도스는 오렌지 카운티에만 있는 카페입니다. 얼바인에도 있는데, 거긴 컨테이너 건물로 외부 좌석만 있어서 코스타 메사 지점으로 왔어요. 오는 내내 차도 안 막히고, '사람들, 말도 참 잘 듣네, 우리만 말 안 듣네' 하면서 도착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선 한 여름에 장대비가 쏟아지는 게 이상 기후이긴 하지만, 가끔 이렇게 비가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실, 예전에 살던 앨라배마나 한국에 비하면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인가 싶기도 하지만, 워낙 비 오는 일이 드물다 보니 홍수가 무조건 일어나거든요.
간단한 식사도 함께 팔고 있지만, 저희는 커피와 빵 하나만 시켰어요.
저희만 청개구리 아닙니다. 0-0 다른 사람들도 집 밖을 나왔다고요. 그나저나 인테리어가 상당히 눈이 아픕니다. 바비를 연상시키는 색감을 기본으로 바닥에 깔린 타일과 의자, 테이블이 50-60년대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요. 천장에 달린 풍선과 장식은 바로 파티를 열어도 무방할 정도로 화려하고요.
요즘 미국에서 무리한 팁요구 때문에 말들이 많죠. 전 개인적으로 서빙을 안 해주거나, 선결제하는 곳은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결제하는 곰배님 입장에선 그게 잘 안되나 봐요. 여기서도 약간의 팁을 지불했어요. 그리고, 팁만큼의 진상(?)을 부렸죠. 커피를 쏟았거든요. ㅋㅋㅋㅋ 직원이 손수 닦아줬어요. 이럴 줄 알았던 거야? 대단한데. -_- 아! 커피맛은 그냥 그랬어요. (역시 맛표현 못하는 자의 카페 후기답군.)
어느새 앉아있던 사람들도 모두 떠나고, 새로 오는 사람들은 받지 않던 즈음, '우리도 곧 떠나야겠구나' 눈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서둘러 장식장을 찍어봅니다. 와인도 팔고, 컵도 팔고, 초콜릿도 팔고, 액세서리도 팔고.
비 오는 날 잠깐의 외출, 말 안 듣는 어른이 된 것 같아서 마음에 걸리지만 별일 없이 잘 다녀왔고, 한적한 카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역시 비 오는 날엔 카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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