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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California Desert

사막에서 즐기는 하이킹, 데스벨리 골든 캐니언 트레일 Golden Canyon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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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녹여버릴 듯 뜨거운 데스밸리에 트레일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여름에는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말아야 하지만, 겨울에는 꼭 트레일을 해보시라 얘기하고 싶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은 데스밸리의 대표 트레일이며, 비포장 도로로 진입할 필요도 없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출발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굉장히 좋습니다. 


<사막에서 즐기는 하이킹, 데스벨리 골든 캐니언 트레일 Golden Canyon Trail>

이 트레일의 시작점은 두 군데입니다. 하나는 배드워터 로드 Badwater Road에 위치해 있고, 하나는 제가 선택한 자브리스키 포인트 Zabriskie Point에 있습니다. 저는 편의상 골든 캐니언 Golden Canyon이라고 칭했지만 가워 걸치 Gower Gulch, 배드랜즈 루프 Badlands Loop 등 여러 개의 트레일이 이어져 있어요. 보통 여러 명이 함께 여행을 오면 하이킹을 하고 싶은 사람은 완주를 하고, 나머지 사람은 반대편 입구에서 차를 대기시키고 기다린다고 합니다. 반대편 입구까지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우리는 딸랑 두 명뿐이니 맨리 비콘 Manly Beacon과 레드 캐시드럴 Red Cathedral 근처까지만 가기로 했어요. 다른 명소도 가야 하니까요. ㅎ

표지판도 없는 입구에서 출발.

좁고 답답한 계곡에 들어선 것 같아요. 

계속 걸으면 어느 순간 넓은 길이 펼쳐지고, 굴곡진 언덕이 장벽처럼 펼쳐집니다. 

앞서 가던 사람들도 풍경이 멋있었던지 잠시 서서 사진을 찍어요. 저희는 그게 또 멋져 보여서 사진을 찍어요. ㅋ

이 트레일의 주인공인 맨리 비콘이 점점 커다랗게 보입니다. 화보처럼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들은 잘 차려입고 온다지만, 저는 여행 내내 그런 사람은 한 번도 못 봤어요. 사실 저도 그런 옷차림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편하게. 겨울이라고 해도 아침에는 춥고 낮에는 더우니 여러 겹 껴입는 게 좋아요. 하이킹을 하려면 등산화도 필수고요. 

화이트 초코에 코코아 가루를 잔뜩 뿌린 것처럼 색감이 너무 맛있어 보이지 않나요? 츄릅.

맨리 비콘과 레드 캐시드럴. 레드 캐시드럴은 이 붉은 장벽이 길게 이어져 있어요.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었어요. 

여기 트레일은 일부러 길을 만든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저절로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꽤 좁아요. 못 미더운 길이긴 하지만 여길 벗어나면 조금 위험하기도 해요. 왜냐하면 밟으면 흙이 쉽게 무너지거든요. 

방향이 바뀌면서 뾰족하게만 보이던 맨리 비콘의 모양이 달라졌어요. 

사방이 다른 모양이었다니, 참 신기했어요. 층층이 다른 색이 조화롭게 쌓여있는 모습도 잘 보이고요. 얼핏 보면 베이컨 같기도. ㅎ 1849년 골드 러시 때 지름길로 가기 위해 데스밸리를 지나던 사람들을 가이드하며, 그들을 위험에서 구해낸 윌리엄 맨리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해요. 

처음 계획했던 장소까지 왔어요. 여기는 마치 전망대 같은 느낌이에요. 발아래로 굴곡진 수많은 언덕이 마치 춤을 추듯이 펼쳐져 있고, 색감 또한 크림색과 코코아색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죠. 

오른편 노란 절벽이 맨리 비콘, 그 옆으로 길게 늘어진 붉은 절벽은 레드 캐시드럴입니다. 

이쯤 되면, 처음 봤던 맨리 비콘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요.

맨리 비콘 옆으로 계속 이어진 길이 있는데, 꽤 좁은 모양이에요. 한 사람밖에 지나가질 못하네요. 아찔. 이 언덕을 내려가면 드디어 골든 캐니언을 만나게 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고 해요. 우리는 계속 험난한 길만 걸어왔는데. 그 평탄한 길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가야 한다니 뭔가 억울하네요. -_-

처음부터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이 붉은색 장벽은 계속 저희와 함께 했지만 여기가 유독 레드 캐시드럴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마도 수많은 기둥이 모여 성당 건물처럼 솟아있는 모습 때문 아닐까요. 

오른쪽 위에 자브리스키 포인트가 보입니다. 이만큼 내려왔단 뜻이죠. 또한 저만큼 올라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_-

데스밸리의 진가를 알기 위해선 꼭 하이킹을 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데스밸리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바로 여기, 골든 캐니언 트레일을 선택할 것입니다.

 

데스밸리의 대표 명소 자브리스키 포인트 Zabriskie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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