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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evada

라스베가스엔 카지노만 있는 줄 알았지? 대자연의 레드락 캐니언 Red Rock Canyon National Conservation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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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라스베가스 방문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라스베가스에는 높은 호텔이 즐비한 메인 스트립 말고도 대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고 해서 사람 구경 대신 자연 구경을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곳이 라스베가스에서 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레드 락 캐니언 Red Rock Canyon National Conservation Area입니다.


<라스베가스엔 카지노만 있는 줄 알았지? 대자연의 레드락 캐니언 Red Rock Canyon National Conservation Area>

미국 전역으로 레드 락 캐니언이라는 이름의 장소는 수십 개가 된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네바다의 레드 락 캐니언이 유일하게 '국립' 단어가 붙는다고 합니다. 라스베가스는 여러 번 갔음에도 왜 여태 여기를 몰랐을까? ^-^ 사실, 저희가 트레일을 즐기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할 때 하이킹을 한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일부러 하이킹을 위해 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늘 힘도 들고, 여전히 쪼렙이긴 합니다. -_- 

레드 락으로 차를 몰고 가면, 방금까지 답답한 호텔들 사이에 있었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거대한 산이 모습을 점차 드러냅니다. 

원래 10월부터 5월까지는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야 합니다. 

 

Fees & Passes

Fee and Pass information for Fall 2021 *Timed Reservations are required for vehicle entry to the Scenic Loop between 8am-5pm […]

www.redrockcanyonlv.org

시간대를 정해서 예약을 해야 하는데, 저희는 그냥 갔어요. 왜냐하면 아침에 확인했을 때 원하던 시간대의 자리가 꽤 많이 남아있었고, 12월 말이라 날씨도 쌀쌀하고, 비가 오락가락해서 미리 예약하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못 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냥 일단 갔는데, 다행히도 예약 없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나올 때는 모든 시간대가 솔드 아웃되었더라고요. 확실하게 갈 거라면 꼭 예약을 하세요. 원래 입장료는 $15인데, 저희는 국립공원 연간권이 있어서 무료로 입장했고, 예약을 하지 않았는데도, 예약비 $2은 따로 받더라고요. 왜? -_-

레드 락 캐니언은 일방 통행인 13마일의 시닉 드라이브 Scenic Drive를 따라 편하게 운전하면서 각 포인트 별로 차를 세우고 구경하거나,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그중 칼리코 탱크 Calico Tanks라는 트레일을 따라 걸을 계획입니다. 

고생대에 석회질 퇴적층이 쌓여 석회암이 만들어졌고, 중생대에 지각이 상승하면서 모래사막이 되었고, 결국 모래와 탄산칼슘 등이 섞이면서 다양한 색상의 사암층이 형성되었습니다. 붉은색은 바위 속의 철 성분이 산화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신기하게도 석회암과 붉은색 단층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구름이 잔뜩 낀 날씨도 나름의 매력이 있었어요. 산신령이 나올 것 같죠. 

저희는 있다가 하이킹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초반에 힘을 아끼기 위해 걷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장엄한 풍경에 자꾸만 가까이 가고 싶은 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계속 이동하면서 포인트마다 차를 세우고 구경했습니다. 

일방통행 도로이지만 길이 넓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서 운전할 수 있어요. 원칙적으론 서행을 해야 하지만 추월을 할 수 있을 만큼 도로가 넓어요. '일방통행' 하면 얼마 전 다녀온 데스밸리에서 잠깐 사막 미아가 되었던 사건이 생각납니다. -_-

 

자연이 만든 예술 작품 아티스트 드라이브 ARTISTS DRIVE 아티스트 팔레트 ARTISTS PALETTE

작년 겨울에 다녀온 데스밸리 여행의 마지막은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퇴적암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드라이브 Artists Drive로 정했어요. <자연이 만든 예술 작품 아티스트 드라이브 ARTISTS DRIVE 

isllee.tistory.com

시닉 드라이브를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붉은 산은 사라지고 기둥을 높게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의 바위산이 나타납니다. 이 날은 날이 추워서 녹지 않은 눈이 나름의 분위기를 내고 있죠.

 

 

시닉 드라이브를 모두 돌고, 초반에 들리지 못한 비지터 센터로 갔어요. 비지터 센터는 입구를 다시 통과해서 들어갑니다. 

비지터 센터 안의 통유리를 통해 바라본 레드락은 마치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듯합니다. 사실 비지터 센터만 들러도 '나 레드락 캐니언 다녀왔다' 자랑해도 될 정도로 매우 잘 꾸며 놓았습니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마치 박물관 수준으로 설계되어 있어요. 

밖으로 나오면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관한 설명을 읽을 수 있도록 설명판을 만든 아이디어도 굉장히 좋았어요.  

저처럼 라스베가스에 카지노만 있는 줄 알고, 즐길거리가 없다고 생각하셨다면 빌딩 숲을 벗어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레드 락 캐니언을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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