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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은평 한옥 마을과 더불어 꼭 가야하는 곳, 세련미 넘치는 가을의 북한산 진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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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은평한옥마을에서 북한산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진관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여기를 놓치면 조금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아 산책 삼아 쉽게 올라갈 수 있으며, 사찰에서 풍기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사계절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나중에 알게 되면 아차차 하고 후회할 수 있거든요. ^-^

사찰로 올라가는 길마저 예뻐서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곳.

일주문을 지나면 해탈문이 나오고 비로소 진관사에 접어들게 됩니다.

약간의 언덕길을 오르고,

누군가의 소원을 가득 품은 홍제루에 들어서, 

계단을 향해 걸어갑니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면 숨겨진 대웅전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웅전 앞의 넓은 잔디마당은 마치 모든 것을 포용하듯 어느 것 하나 방해되는 것이 없고, 따뜻한 봄에 푸른 옷을 입었을 땐 더 따스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2009년 칠성각을 해체, 복원하던 중 오래된 태극기와 독립신문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태극기는 백초월 스님이 후세에 독립의 뜻을 전하고자 숨겨놓은 것으로 보고 있어요. 놀랍게도 그 태극기는 항일정신을 담아 일장기 위에 먹으로 덧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사찰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수많은 장독이 늘어서 있습니다. 진관사는 땅, 위, 물속의 모든 의지할 곳 없는 영혼들과 아귀를 위하여 법요를 열고 음식을 공양하는 수륙재가 유명한데 무려 60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국가 무형 문화재 제126호로 지정되어 매해 음력 9월에 거행된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성스러운 나무로 알려진 보리수나무. 열매는 기침에도 효능이 있다고 하지요. ^-^

사찰 건물에서 솟아 나온 것처럼 나무가 뻗어져 나온 것이 인상적입니다. 

저의 짧은 경험에 비춰봤을 때 비구니 스님들이 계신 사찰은 아기자기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엇 하나 흐트러짐이 없고, 절로 차분해지는 느낌이랄까.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 초가집 같은 저곳은 보현다실입니다. 찻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싶었으나 이미 커피로 배를 채우고 온지라 아쉽게도 패스.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진관사 오층탑. 고려 초 진관이라는 승려가 홀로 수행하던 작은 암자가 대량원군 왕순이 쫓기듯이 승려가 되어 이곳으로 오게 되면서 거대 사찰로 중창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아빠들에게 비밀로 해야 하는 드라마인) 고려 거란 전쟁에 대량원군 왕순이 이곳에 머문 장면에 등장했다고 하네요. 

나무보다 높은 건물이 즐비한 도심의 모습과는 달리, 자연을 더 뽐낼 수 있도록 건물은 몸을 낮추고, 스스로 감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마지막으로 극락교를 건너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기도도 올리고, 사찰 음식도 맛보고 싶어요. 아직 템플스테이를 한 번도 못해봤는데,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도심생활에 지친 이들이여, 서울에도 힐링할 곳이 있으니 이곳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가시길. 

산을 내려오면서 발견한 길냥이. 요즘 많이 춥다는데 잘 견디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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