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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California's Central Coast

캘리포니아의 작지만 충분히 예쁜 도시 샌 루이스 오비스포 San Luis Obis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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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아름다운 소도시, 샌 루이스 오비스포 San Luis Obispo. 미국 사람들은 줄여서 SLO라고 부르는 곳이죠. 워낙 맛집이 즐비한 곳이라 '나중에 맛집 투어를 와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근처에 온 김에 '어떤 분위기인지 맛만 보자'라는 생각으로 잠깐 들러봤어요.


<캘리포니아의 작고 예쁜 도시 샌 루이스 오비스포 San Luis Obispo>

2021년 11월 26일.

캘리포니아 1번 국도 여행을 하면 꼭 지나치게 되는 샌 루이스 오비스포는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에요. 하지만 잠깐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도시죠. 저는 이번에 다운타운만 구경할 생각이라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는 않았지만, 봄이 되면 하이킹도 하고, 야생화 구경도 하기 위해 다시 올 생각입니다. ^-^

도시 곳곳에 주차 건물도 있어서 주차는 어렵진 않아요. 이 날은 코로나로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히 시에서 주차 건물을 이용할 경우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정했대요. 앗싸!

주차를 하고 배가 너무 고파서, 문을 연 가게를 찾다가 구글 별점을 확인하고 여길 들어갔어요. 미리 찾아둔 식당이 아니라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배가 고프니 들어갑시다.

자리를 안내받고 주문을 했어요. 

분위기는 고급스러운 듯하면서도, 캐주얼한 느낌이 섞인 것 같아요. 분위기로 봤을 땐 음식 가격이 조금 걱정됩니다. -_-

식전 빵. 올리브 오일이 빵이랑 정말 잘 어울렸어요. 배고파서 그냥 맛있는 건가? ㅎㅎ

원래 계획은 피스모 비치에서 클램 차우더를 먹는 거였는데, 계획이 틀어졌으니 여기서 클램 차우더를 주문했어요. 그렇게 비싼 가격도 아니었는데, 완전 큰 사발에 나와서 깜놀. 양이 뭐 이렇게 많아? 0-0

다행히 샐러드는 앙증맞은 사이즈. 

포모도로 파스타까지 팁 포함 $43.98 나왔어요. 이 정도면 가성비가 좋은 식당인 것 같아요. 여기서 곰배님이 이 파스타를 정말 좋아했어요. 저는 라면 빼고는 모든 면은 불어 터진 걸 좋아하는데, 이 파스타는 약간 쫀득쫀득하면서 씹는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 여기서 곰배님이 이것이 알덴테구나! 하는 거예요. 그거 먹어 본 적도 없으면서. -_- 그리고 메뉴에 그런 옵션도 없었다고. 하여튼 이 집에서 먹은 파스타는 이후 곰배님 입에 자주 오르내릴 만큼 또 먹고 싶은 메뉴가 되었다나 어쨌다나. 

너무 배가 불러서 다운타운을 조금 구경하기로 했어요.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관광지인 미션 톨로사 Mission San luis Obispo de Tolosa로 향했습니다. 추수감사절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창입니다. 

미션 샌 루이스 오비스포 드 톨로사 Mission San Luis Obispo de Tolosa는 1772년 설립된 스페인 성당입니다. 건물 정면으로 보이는 문은 성당 내부로 들어갈 수 있고, 왼편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박물관, 기념품점이 있어요. 원래는 미션 정원을 가고 싶었으나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서 그냥 건물 사진만 찍었어요. -_- '그래, 겨울인데 뭐 별거 없었을 거야' 라며 위로하기. ㅎ 

미션 앞에는 곰들의 계곡이라는 별칭이 있는 회색곰 동상이 있습니다. 미션 건립 초기, 원주민들은 이주자들이 갖고 온 총으로 그들을 위협하던 회색곰을 퇴치시켜 주었기 때문에 호의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늘어나는 백인들만큼 그들의 야욕도 높아져 갈등이 심해졌다고 합니다. 1776년 원주민들은 미션 지붕에 불화살을 쏴 건물이 불타 버렸고, 이후 가마에서 구워낸 기와로 지붕을 얹어 지금의 담황색 지붕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하네요. 

엘 카미노 리얼은 우리 동네에도 있는 길 이름인데, 왕이 길이라는 의미로 멕시코와 캘리포니아 일대를 다스렸던 스페인의 미션과 원주민 부락을 연결하였던 도로라고 합니다. 이 길을 따라 프란체스코 수도사들은 종교적 선교라는 목적으로 대략 30마일의 거리를 두고 21개의 미션을 세웠다고 합니다. 결국 선교보다는 침탈의 전초기지로 이용당했지요. 미션 샌 루이스 오비스포 드 톨로사 Mission San Luis Obispo de Tolosa는 21개 미션 중 1772년에 세운 다섯 번째 미션입니다.

미션 앞에는 회전목마와 산타의 집이 있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트리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운타운 중심부에는 개울이 흐르는데, 서울의 청계천을 생각하신다면 실망할 수도 있어요. 길도 좁고, 노숙자도 있습니다. 

다운타운을 걷다가 발견한 로쿰 Lokum. 여기는 제가 가보고 싶었던 디저트 카페인데, 터키 디저트를 판다고 해요. 

내부는 매우 화려하게 꾸며져 있고, 구경하는 손님들도 많아요. 저희처럼요. ^-^

커피 도구들도 판매하고 있어요. 예전에 터키 커피 관련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처럼 달군 모래 위에서 커피를 끓이지는 않더라고요. 그런 볼거리까지 있었다면 사람은 더 많았겠죠? 여러 가지 터키 디저트가 있는데, 뭐 먹어봤어야 알죠? ㅎㅎ 아무리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이때는 너무 배불러서 그런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더 생각이 없었나 봐요. 하나쯤 먹어볼 걸.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는 뒷동산 느낌의 산이 많았어요. 요즘은 저런 산을 보면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어요. 그래서 봄에 꼭 다시 와서 등산도 하고, 다른 맛집도 가려고요.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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