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오렌지 내음 가득한 캘리포니아 시트러스 주립 역사 공원 California Citrus State Historic Park

제가 살고 있는 오렌지 카운티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오렌지 재배로 유명하기도 했어요. 현재는 개발로 인해 많이 없어졌지만 예전 오렌지 농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가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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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오렌지 내음 가득한 캘리포니아 시트러스 주립 역사 공원 California Citrus State Historic Park>

 

입장료이자 주차비는 $7이며, 운영시간은 8:00~5:00입니다.

입구에 키 큰 야자수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어서 상당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사람마다 얘기가 다른데, 저희가 갔을 때는 톨부스에 사람이 직접 입장료를 받고 있었어요. 

따로 건네준 지도도 없어서 그냥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저에겐 인간 내비게이션, 곰배가 있으니 걱정 없어요!

엄밀히 따지자면 여기는 오렌지 카운티가 아니라 리버사이드 카운티입니다. 1873년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던 엘리자 티베츠 Eliza Tibbets가 미국 농무부로부터 받은 두 그루의 오렌지 나무를 심은 것이 이 동네 오렌지 산업의 시초라고 하네요. 그중 하나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자라나고 있다고 합니다. (구글 맵에 First Navel Orange Tree라고 검색하면 나옵니다.)

어딘가에서 시트러스 향이 솔솔 풍겨옵니다. 나무에 달려있는 오렌지에 코를 킁킁했지만 이놈이 아닌 건 확실합니다. 어디서 나는 걸까? 수확되지 못한 시트러스들이 바닥에 떨어져 조금씩 문드러지면서 향긋한 향을 내뿜고 있더군요. 비주얼은 흉하지만 향기만은 아름다워요. 

오렌지가 다 비슷해 보여도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그래도 대부분 네이블오렌지 Navel Orange(배꼽 오렌지)가 차지하고 있어요. 

오렌지가 얼마나 많이 달려있던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으로 휘어졌네요. 이 정도 구경하고 나면 오렌지 한 개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따먹고 싶어 지지만 그래도 지킬 건 지켜야 합니다. 내 입안의 침이여, 그만 오두방정을 떨거라. 

이 요상하게 생긴 과일은 부다스 핸드 시트론 Buddha's Hand Citron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이 원산지이고... 음, 어떻게 먹는 거지? -_-

캘리포니아 시트러스 주립 역사 공원에서 꼭 해보라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농장 투어입니다. 별도의 체험비는 없지만 금, 토, 일요일 10:00에 딱 한 번밖에 없어요. 예약은 필요하지 않으며 온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며, 오렌지를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세요.) 저, 이것 때문에 시간 맞춰서 갔거든요! 근데! 비지터 센터가 문을 안 열었다고, 투어도 없대요. -_- 아;; 그리고 내부에 들어가면 리버사이드 오렌지 농장에서 일을 하셨던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사진과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 또한 볼 수 없었어요. 결국 역사는 알아보지 못한 반쪽짜리 외출이네요. 

공원에서 아마도 가장 높은 곳을 오르면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오렌지 농장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1월에 방문했던 터라 산에 아직도 눈이 남아 있군요. 

 

 

오렌지 나무뿐만 아니라 아보카도 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는데, 잎과 과일 색이 같아서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찾기가 힘듭니다. 그나저나 요즘 캘리포니아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물 사용량도 제한하고 있는데, 물먹는 하마, 아보카도 나무가 웬 말이냐. -_-

이 작은 나무에도 오렌지가 달려 있다는 게 참 신기해요. 

곰배게이션을 따라 무사히 출발지로 돌아왔습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글레스 랜치 Gless Ranch에서 마련한 과일 가판대가 있는데, 여기서 오렌지 꼭 사세요. 두 번 사세요. 진짜 향이 진하고 맛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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