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라스베가스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핫한 스피어 MSG Sphere에 대해 알려드렸죠. 이번에는 외부가 아닌 내부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주말에는 여전히 U2 공연이 있고요, 콘서트가 없는 날에는 4D 영화를 상영합니다. 재미있는 영화라기보단, 360도 구 모양의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체험 정도가 맞겠네요. 이걸 보려고 합니다. ^-^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 예매할 수 있고, 좌석과 날짜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어요. 내부 규모도 크겠다, 360도로 영상이 다 보이니 어디를 앉든 다 보이지 않겠냐는 생각에 가장 저렴한 자리로 예매. ^-^
스피어 내부 모습에 앞서 먼저 스피어로 가는 길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매우 중요!) 일단 베네시안 호텔로 갑니다. (저희는 무료주차가 가능한 트레저 호텔에서 걸어갔어요.)
다음, 베네시안 컨벤션&엑스포 센터 방향으로 갑니다. 곳곳에 스피어로 안내하는 표지판도 있고, 사람이 피켓을 직접 들고 서 있기도 합니다. 화살표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쉽게 갈 수 있어요.
여기가 베네시안 호텔과 스피어를 연결해 주는 구름다리입니다. 이렇게 좋은 길이 있는지도 모르고 구글맵이 알려준 대로 갔다가 아주 험한 길에서 헤맸지 뭡니까. 구글 제대로 일 안 할래?
비싼 티켓을 구매했다면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여기서 입장 가능.
저희는 저렴한 좌석이라 구모양의 건물을 한참 돌아가야 해서 밖으로 나갑니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스피어 외부 LED는 픽셀 모양이 그대로 보여서 해상도가 낮은 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뉴욕에서 공연하는 스펙타큘라의 장면을 슬쩍 보여줍니다.
이 점 하나하나가 LED라고 합니다. 이런 게 무려 120만 개나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 거리는 돼야 화면이 제대로 보이는 듯. 건물이 너무 커서 멀리서 보는 게 오히려 잘 보이더라고요.
가까이에선 절대로 한눈에 볼 수 없는 아쉬운 그대, 스피어.
저희가 예매한 시간은 저녁 7시. 6시 정도에 들여보내달라고 하니 이전 시간대의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있는 중이라며, 6시 50분에나 들어갈 수 있다네요. 7시에 시작인데?! 이게 말이 돼? 네, 공연 시작이 7시가 아니라 입장 시간이 7시였어요. -_- 여기서부터 기분이가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시간에 맞춰 체크인을 하고 들어왔더니 에스컬레이터 앞에 줄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줄은 어느새 의미가 없어집니다.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줄을 서기 때문이죠. 이 많은 사람들을 통제하기에 직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일을 너무 안 합니다. 또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기다린 후 올라갑니다. 저희는 400번대 좌석이라서 제일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또 줄을 세웁니다. -_- 또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어쩔 수 없이 1층 구경을 합니다. 뉴스에도 나왔던 AI 로봇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요. 손을 든 사람을 콕 집어 선택하고, 질문을 하면 그에 맞는 답을 줍니다. 표정이 이제껏 보던 로봇과는 달리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살짝 무섭기도 했어요. 이게 미래의 모습인 건가.
영상을 송출할 스크린 같은 게 보이지 않는데, 영상이 끊임없이 플레이됩니다. 어떤 원리인거지?
가까이에서 보니 작은 선풍기가 빠르게 돌아가는데, 선풍기의 날개가 모니터 역할을 하는 거 같더라고요. 오, 신박한데.
음료, 술, 스낵을 사 먹을 수 있는 바도 있는데, 음식은 팔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유는 극장으로 들어가면 바로 알 수 있어요.
드디어 꼭대기 층으로 올라갑니다.
극장 내부 좌석은 이렇게 생겼어요. LED에 돈을 많이 써서 그런가? 좌석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느낌입니다. 일단, 경사가 굉장히 심해요. 나이 많은 분들은 부축을 받으며 들어올 정도. 고소공포증 없는 사람도 고소공포증이 생길 것 같은 경사도. 그래서 양손 가득 음식을 들고 오는 사람들이 앞자리 사람에서 쏟을까 봐 조마조마했어요.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냥 음식을 팔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앞 뒤 좌석 간격이 너무 좁아요. (요즘 영화관도 이런 곳은 없을 듯.) 뒤에 앉은 사람이 자꾸 발로 차서 진짜 짜증 났음. 여기서 또 기분 나빠지기 시작. ㅋㅋㅋㅋ -_-
스피어 익스피리언스는 가운데 자리에만 앉을 수 있는데, 양 옆이 텅 비어 있으니 사람들이 자꾸 거기에 앉더라고요. 그러면 직원이 나타나서 여긴 티켓 파는 좌석이 아니라고 제자리로 가라고 쫓아내고, 그럼 다른 사람이 또 와서 앉고, 또 쫓아내고. 계속 반복. -_- 그럴 거면 그냥 띠를 하나 둘러놓지, 똥개훈련도 아니고. 공연 전 진행 방식은 정말 그지 같았어요.
자리에 앉기까지 정말 1도 좋은 일이 없어서 얼마나 대단한지 두고 보겠다며 이를 드득드득 갈았어요. 8시쯤 되니 영상이 플레이되기 시작했고, 이렇게 보통 영화관에서 보던 크기의 화면에서 시작.
점점 범위를 넓혀가더니,
(엄밀히 따지자면 바닥과 좌석에는 화면이 없으니 정확히 360도는 아닌) 전체 화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여기서 살짝 놀라웠어요. -_- (기분 나쁜 거 사라짐.) 의자도 흔들리고, 바람도 살짝 불어서 4D 느낌을 충분히 주고 있었어요. (어딘가에선 냄새도 났다던데, 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전문적인 촬영장비가 아닌 휴대폰 촬영은 허가하는 것 같아요. 다들 사진 찍어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어요.
공연장이 곡선이다 보니 약간의 왜곡현상은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굉장한 건 사실.
코끼리랑 기린은 바로 눈앞에서 덮칠 것 같은 느낌이라서 짜릿했고요. ㅎ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았어요.
곡선형 스크린의 장점. '천장에도 영상이 나온다, 마치 내가 이 공간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는 착각을 들게 한다.' 확실히 어디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체험이라고 할 수 있죠.
영상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전반전인 내용은 지구 환경에 관련된 것이고요, 결국 아름답던 지구는 사라지고, 처음과 마지막에 나오는 두 명의 지구인이 또 다른 지구를 개척한다는 암시로 끝을 맺어요.
영상이 끝나고 미련없이 스피어를 떠나는 사람들. 에스컬레이터 내려가는 경사도 아찔합니다.
영상을 보기 전까지 저희의 기분이가 매우 안 좋았다고 했잖아요. 원래 사람은 나쁜 것만 기억하기 마련인데, 스피어에서 경험한 이 영상은 단점 9개를 장점 1개가 이겨버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라스베가스에 간다면 한 번쯤은 무조건 가야 할 장소로 자리매김한 느낌입니다. 네, 딱 한 번쯤은 가볼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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