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 가면 한 곳 정도는 멀리 여행을 가자고 곰배님과 약속을 하고, 그 장소로 강릉이 채택되었습니다. ^-^ 당일로 발 빠르게 움직일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버려지는 시간이 많아서 많은 것을 즐기지는 못했어요. 원래는 KTX를 타려고 했지만 좌석이 없어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 정도 걸려 강릉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자마자 택시를 타고 엄지네 포장마차 본점으로 갔어요. (본점과 2호점이 바로 옆에 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본점에 딱 내려주심.)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는 엄지네 시그니처 메뉴인 꼬막 비빔밤을 시켰어요. 꼬막과 밥은 따로 먹다가 나중에 공깃밥을 추가해서 섞어 먹으라는데 둘이서 이것도 배불러요. (여자 둘만 온 좌석은 엄청 많이 남김.) 인원이 많은 좌석은 다양한 메뉴를 먹는 것을 보고 살짝 부러웠습니다. -_- (아! 꼬막 비빔밥은 맛은 있지만 많이 짜요. >. <)
배부르게 먹고, 강릉역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 마침 강릉 샌드 가게가 보여서 여기서 한 박스 (낚여서) 구매하고, 커피빵은 나중에 사야지 했지만 결국 시간이 없어서 못 사고, 이게 마지막 강릉 기념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슬렁슬렁 걸어 강릉역에 도착. 강릉에 얘네들이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동진으로 가는 KTX (왕복) 티켓을 끊고, 저녁 서울행 KTX 티켓도 함께 끊었어요. 탑승 시간까지 많이 남아서 근처 메가커피에서 차 한잔 하면서 시간도 죽였습니다. (차가 없으면 이렇게 버려지는 시간이 많아요.)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에 도착!
역에서 나오면 택시들이 있는데 택시 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역 앞에서 무조건 타세요. 다른 곳에서 타려고 시도했다가 시간만 날렸어요. -_- 뭐, 어쨌든 택시 타고 바다부채길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정동매표소(썬크루즈)에서 시작, 심곡매표소까지 갔다가 돌아올 생각이였어요. 그런데 이놈의 시간이...시간이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바다부채길은 편도로만 70분이 소요되고, 4시 30분까지 무조건 나와야 해요.(동절기 기준) 편도로 갈 수 있는 시간은 되었지만,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중간에 되돌아오기로 했어요.
나무계단을 내려가면서 시작합니다. 왜 사람들이 정동매표소에서 시작하라는지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대부분 편도로만 걷지, 저희처럼 왕복으로 걸을 생각은 아예 안 하시더라고요. -_- 네, 저희는 고생을 사서 하는 타입입니다. 있다가 여기 올라올 시간도 잘 계산해야겠구만.
캘리포니아에서 바다를 그렇게나 질리게 봤으면서도 한국 동해 바다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뜻이고,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은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놓은 모양과 같아서 선정된 이름입니다. 천연기념물 제 437호로 지정된 곳이며, 23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관광지입니다.
시원하게 들이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잘 조성된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햇빛이 부족해서인지 사진이 모두 퍼랭이로 나옴. -_-
투구를 쓴 장수의 모습과 닮아서 투구바위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나무로 된 다리는 전혀 무섭지 않은데,
이렇게 구멍이 송송 뚫린 다리는 정말 무서웠어요. 파도가 세게 들이치면 물도 맞고, 구멍이 꽤 커서 (실제로는 아니지만) 발이 빠질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왔거든요. -_- 상겁쟁이.
여기는 부채바위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본 부채바위. '바다부채길을 왔으니 부채바위까지는 보고 가야지' 하고 여기를 마지막으로 찍고 정동매표소로 되돌아 갔어요.
걷다보니 출발점까지 0.4km 밖에 남지 않았어요. 하지만!
처음 계단을 잊으신 건 아니죠? ㅜ.ㅜ
아찔아찔.
아, 개힘듬.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매표소는 문을 닫았고, 시간 확인을 하지 않은 몇몇 사람들이 있었으나 절대 들여보내주지 않아요. 바다부채길은 반드시 시간의 여유를 갖고 가야합니다. 완주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움.
심곡항과 정동매표소 사이를 오가는 버스도 있으니 시간이 맞는다면 이용하면 좋겠죠. 그런데 하루에 6번 운영은 좀 너무 하지 않나? -_-
쓰레기통 앞에서 광합성하고 있는 고양이 가족. 눈치보지마, 가까이 안갈게. ^-^
일반요금 어른 5,000원 중고생 4000원 초등학생 3000원
단체, 강릉시민은 추가 할인이 있음.
만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장애인 한부모가족,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
매표시간 4월-10월 9:00-16:30, 11월-3월 9:00-15:30
정동진 역에서 강릉역까지 가는 KTX 탑승 시간이 많이 남은 우리는 정동진 역까지 또 걸어갑니다. ㅋㅋㅋ 하루 종일 걷는구만.
걷다가 모래시계 공원이 있길래 여기도 한번 들러봅니다.
G랑 O는 어디에 팔아먹은거야? 전딩진 같잖아. ㅋ
여기서도 아주 잘보이는 썬크루즈 리조트.
박물관도 시간이 안되서 못 들어가고.
정동진역에 도착하고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바다도 슬쩍 구경했어요.
잉? 여기서도 보이네? ㅋ 정동진역은 해돋이 명소로만 유명해서인지, 주변에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사람들도 너무 없고.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할 듯 보였어요. 교통이 안좋은 것도 한몫하는 듯. 아;; 요즘은 다 자차 끌고 갈려나? -_-
해가 다 지고 나서야 정동진을 벗어나 강릉역에 도착했어요. 원래는 아르떼 뮤지엄을 가려고 했는데, 와~! 퇴근시간이라서 그랬을까요? 택시 기다리는 줄이 어마어마해서 '더이상 시간을 버릴 수 없다' 해서 그냥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티켓은 매표소에 얘기하면 변경 가능함.) 계획대로 다 즐기지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절반정도는 하고 왔으니 다행이다 싶어요. 다음에는 여수에 가서 아르떼 뮤지엄을 갈까? ^-^ 그런데 언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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